생리통 참지말고 치료해야 - 질병이 원인땐 병원찾아 적절한 조치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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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참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신세대 여성들에게 특히 참기 어려운 것이 바로 생리통이다.초경후 1년정도 지난 후부터 25세미만의 젊은 미혼여성은 절반이상이 매달 생리통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대부분은 혼자서 끙끙 앓고 지내며 40%정도는 마구잡이로 진통제를 먹고 통증시기를 넘긴다.그러나 생리통은 더이상 가임기 여성이 겪어야 할 숙명적 과제가 아니다.적절한 조처로 통증 없이 지낼 수 있다.

생리통은 보통 생리시작 몇시간 전부터 시작해 1~2일 정도 지속되는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도 가임여성의 10%선에 이른다.주로 아랫배가 심하게 아프지만 요통.허벅지 안쪽까지 통증이 전달되기도 하며 메슥거림.구토.피로.설사.두통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드물지만 너무 아파 실신하는 여성도 있다.

원인은 크게 골반에 아무런 이상없이 배란주기와 더불어 나타나는 1차성(=원발성)과 자궁내막증.골반염.자궁근종.난소종양 등 골반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2차성 등 두가지. 원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그란딘이라는 생리활성물질이 자궁근육을 심하게 수축시켜 빈혈 상태로 만들기 때문.특히 신경이 예민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과로.스트레스.수면부족.카페인 등은 생리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매달 생리 시작하는 날부터 한 이틀 정도는 심한 통증으로 꼼짝도 할 수 없다”며 산부인과를 찾은 S양(27).의사의 진찰과 몇가지 검사로 원발성 생리통임이 확인돼 적절한 약물 복용으로 생리중에도 아무 지장없이 업무수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崔斗奭)교수는“원발성 생리통은 통증을 유발시키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는 약을 생리 시작 때부터 통증이 있는 2~3일 정도 계속 복용하면 통증없이 지낼 수 있다”며“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매달 통증기간 때마다 복용해도 부작용은 거의 없고 많은 생리량도 적절한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밝힌다.

이외에 규칙적인 운동.편안한 마음가짐.긴장완화 등이 도움이 되며 간혹 피임약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흔히 의사의 처방 없이 아스피린 같은 진통제를 사먹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는 과다한 출혈 등 부작용을 야기시킨다.또 일반적인 아세트아미노펜 계통 진통제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반드시 산부인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

2차성 생리통은 대개 생리시작 1~2주 전부터 시작돼 생리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데 생리중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의사 진찰과 초음파.혈액.복강경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며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급선무다.

예컨대 자궁내막증.골반염인 경우엔 염증 치료를 해야 하며 자궁근종이 원인인 경우엔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생리통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들며 출산후 없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생리통이 갑자기 심해진 경우에도 2차성 생리통을 의심할 수 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젊은 미혼여성들을 괴롭히는 생리통은 원인규명과 적절한 치료로 해소될 수 있다.그러나 아직도 산부인과 상담을 꺼려 무작정 참거나 부적절한 진통제를 복용하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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