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 3년 그후 - 북한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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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3년간 북한경제는 극심한 식량난에 갈피를 못잡고 내리막길을 치달아왔다.그러나 이 기간은 북한이 나름대로 주민생활 개선을 우선하는 새로운 경제전략을 실험한 시기이기도 했다.특히 최근 북한당국은 대외개방에 한층 더 유연하고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3차 7개년계획 실패후 94년부터 3년간 설정한'완충기 경제운영'역시 실패로 끝났다.

북한의 실질 GNP는 90년이래 지난해까지 7년째 곤두박질해왔다.대외무역도 90년 47억달러에서 93년 26억달러,96년 19억달러로 감소했다.특히 95년 1인당 GNP는 2백39달러에 불과하다는 자체발표도 있었다.

경제난은 북한을'호롱불.쟁기시대'로 후퇴시켜 놓았다.공공 배급기관이 국제사회의 지원식량을 나눠주는 역할에 그칠 만큼 유명무실해지자 주민들은 일터 대신 장사꾼으로,유랑민으로 떠돌기에 이르렀다.

북한당국은 지난해'완충기'의 무기한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3년간 북한은 당면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종래의 중공업 중시에서 탈피,농업.경공업.무역을 우선하는 경제전략 변화를 시도했다.

협동농장의 분조계약제를 개선하고 대외협력을 통해 영농개혁을 추진했다.나진.선봉지대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대규모 투자설명회와 잇따른 유인책을 내놓았다.관광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시장경제 전문가를 양성했으며 기회있을 때마다 정책변화를 시사해 왔다.그러나 개혁.개방의 폭이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체제유지라는 정치적 요구에 발목잡혀 지금까지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최근 북한당국은 그동안 나진-선봉지대로 한정했던 개방지역을 확대하는 등 한층 더 대담한 대외접근책을 쓰고 있다.

이같은 노력들이 파탄상태의 경제를 회생시킬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신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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