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재판에 내외신 기자 200여명 취재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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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아들이

법정에 선 7일 서울지법 정문 주변에는

경찰병력 6백여명이 기습시위등에 대비,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며 내외신 기자 2백여명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6시부터 5개

중대를 법원에 보내 피고인 호송통로인 구치감 진입로를 중심으로 집중 검문검색.

이는 지난해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 재판때와 같은 경비수준으로

법원 내외곽은 물론 인근 교대전철역 네거리와 법원삼거리 주변까지 경계대상에 포함. 경찰은 또 사복경찰 1개 중대를 2인1개조로 편성,법정안을 포함한 법원내 곳곳에 분산 투입해 비상순찰활동을 전개.

김현철(金賢哲)피고인은 이날 오전9시 경기도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호송차량에 탑승,경찰차등의 호위를 받으며 30분만에 법원에 도착.

이 호송차량은 철망과 커튼으로 유리창이 가려져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김현철.김기섭(金己燮)피고인과 교도관 10여명만 탄 것으로 알려졌고 법원 정문을 거쳐 구치감으로 직행.

이날 방청석에는 내외신 기자와

사복경찰들만 대거 몰려왔을뿐 일반 방청객들은 50여명에도 미치지 않아 대조.

또 김현철피고인의 부인인 김정현씨는 언론취재를 의식,직접 방청하러 오지 않고 오후 서울구치소로 金피고인을 면회가기로 했다고 한 측근이 전언.

김현철피고인이 왼쪽 발을 절룩거리는

것을 빼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인 반면 김기섭 피고인은 입정하면서부터 줄곧 안면 오른쪽 부분을 심하게 찡그리는등 고통스런 표정.

김기섭피고인은 30분만에 검찰측 직접 신문이 끝나 뒷자리로 옮긴 뒤에도 쉬지 않고 목을 주무르고 눈.귀 주위를 지압해 건강이 많이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한편 김기섭피고인은 검찰 신문에서 이성호(李晟豪)전대호건설사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1억5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현철씨와 같이 있을 때 청탁받은 것은 아니다”며 현철씨를 감싸는 모습.

김현철피고인의 변호인인 여상규(余尙奎)변호사는 이날 공판이 끝난뒤 보도진들에게“(金피고인이)생각보다 침착하게 답변하는등 잘 된것 같다.차후 신문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만족스런 표정. 그는“지난번 접견때 현철씨에게'먼저 진실을 밝혀라.그런 다음에 처벌 받을게 있으면 처벌받고 억울한게 있으면 변소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심우 대표 박태중(朴泰重)피고인등 4명에 대한 오후 공판은 오전과 달리 상당수 방청객들이 자리를 떠 썰렁한 분위기속에서 진행.朴피고인은 중간에서 5천만원을 가로채'배달사고'를 일으킨 자신의 운전기사 김현철(金鉉澈)피고인의 선처를 부탁해 눈길. 朴피고인은 金피고인 신문도중 재판부가“피해자인 朴피고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다 지난 일인데 처벌하지 말고 그냥 용서해 주기 바랍니다”고 답변했다.

김정욱.이상복 기자

<사진설명>

법정에 선 김현철피고인과 전안기부운영차장 김기섭피고인의 컴퓨터 합성사진. 그래픽=하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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