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주개척 큰획 그은 대사건 - 김진철 항공우주硏 위성체그룹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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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패스파인더의 화성착륙.탐사에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에어백을 사용했다는 것과 로봇(소저너)을 이용해 직접 탐사하게 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같다.패스파인더는 기존 착륙개념에 에어백을 추가함으로써 충격을 완화토록 해 비용도 줄이고 안전한 착륙을 유도한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소저너 역시 우주개발의 또 다른 개가라 할만하다.바퀴가 6개 달린 장난감만한 이 탐사장비는 울퉁불퉁한 화성의 표면에서 잘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게 설계된 것이다.소저너 개발을 위해 NASA측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물론 지상에서도 여러차례에 걸쳐 반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인 성공 못지 않게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미국의 우주개발 전략이다.미국은 이미 지난 93년 화성탐사용 우주선 마스 옵서버호를 발사한 바 있으나 막판에 화성궤도 진입을 앞두고 지구와 통신이 두절되는 바람에 막대한 비용(4천5백억원 안팎 추산)으로 개발한 옵서버호를 우주에서 '잃어버리는'참담한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화성탐사 프로젝트를 추진,거의 10여년만에 이번과 같은 성공을 거둔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화성탐사에 나서는 것은 2010년께 화성에 우주기지를 만들기 위해서다.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거주범위를 우주로까지 확대하는'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화성의 광물이나 부존자원을 얻을 수 있는 것도 큰 소득이다.미국의 화성시대는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가볍게 뛰어넘어 인류사에 가장 큰 한획을 긋는 대사건이 될 것이다. 김진철 항공우주硏 위성체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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