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켈레 男 1만m, 드래길라 女 장대높이뛰기…新세계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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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네시아 베켈레(에티오피아)가 남자 1만m 세계기록을 세운 뒤 26분20초31이 새겨진 전광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오스트라바(체코) AP=연합]

아테네 올림픽에서 케네시아 베켈레(21.에티오피아)를 주목하라.

육상 강국 에티오피아가 배출한 신예 스타 베켈레가 6년 동안 난공불락이었던 남자 1만m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베켈레는 9일(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수퍼그랑프리 골든스파이크대회 남자 1만m 결승에서 26분20초31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트랙의 신화'로 불리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6년 전 세운 세계기록(26분22초75)을 2초 이상 앞당긴 것이다.

지난해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1만m에서 우승,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던 베켈레는 이번에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하며 아테네 올림픽의 확실한 금메달 후보가 됐다. 베켈레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불과 9일 전 5000m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이다. 트랙 중장거리 두종목의 세계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베켈레가 두달 뒤 아테네에서 다관왕이 될 것이란 예상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도 세계신기록이 작성됐다. 주인공은 경쟁에서 잠시 뒤처졌던 스테이시 드래길라(33.미국). 드래길라는 4m83㎝를 뛰어넘어 지난해 7월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세운 종전 기록(4m82㎝)을 11개월 만에 1㎝ 끌어올렸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드래길라는 이후 러시아의 신예 듀오 이신바예바와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가 경쟁적으로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3인자로 밀려났던 드래길라는 이번 세계신기록 작성으로 올림픽 2연패를 향한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아테네 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이들 3명의 치열한 경쟁으로 세계적인 이벤트로 부각됐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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