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질병그리고의사>8. 신장병- 단백뇨.혈뇨 나오면 일단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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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장병은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조직이 70%이상 망가지면 빈혈등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지만 90%이상 망가질 때까진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게다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는 허술한 의료제도와 성분이 알려지지 않은 약제의 범람이 약물

오.남용을 부추겨 신장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에 비해 소변검사상 단백뇨는 2~2.5배,혈뇨는 7~8배 많다.서울대병원의 경우 입원 환자의 10%는 약물 오.남용에 의해 신장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만성신부전(腎不全)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이 한창 일할 때인 30대가 많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만성신부전은 신장이식이나 인공신장기를 돌려야하는 말기 신장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늦출 수는 있지만 아직

완치법이 없다.따라서 만성신부전까지 가기전에 병을 발견,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만성신부전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은 사구체신염(絲球體腎炎)으로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서울대의대 신장내과 김성권(金聖權)교수는“이 병은 소변검사상 단백뇨와 혈뇨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라며“건강검진때 실시하는 소변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소변검사를 반복해 신장병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사구체신염이 아니더라도 단백뇨나 혈뇨는 나온다.예컨대 열이 날 때나 운동후에는 단백뇨가 나온다.그러나 1주일~1개월후 편안한 상태에서 소변검사를 했는데도 단백뇨가 반복해 나오면 신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신장병의 진행은 소변검사 이상으로부터 약10년후 신성(腎性)고혈압이 생기고 다시 5년뒤에는 빈혈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신부전에 빠진다(그림참조).이같은 만성신부전 단계에서 5년정도 경과하면 신장이식을 받거나 매주 2~3회가량 인

공신장기에 의존하는 말기 신장병으로 진행한다.이때 증상은 메슥거리고 토하면서 의식혼미.출혈등의 요독증이 나타나며 그대로 두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소변검사 외에도 배뇨시 통증.야뇨.부종.고혈압 증상이 있으면(표 참조) 신장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장전문의에게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일단 신장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싱겁게 먹으면서 전문의 처방아래 이뇨제를 적절히 사용해 소변을 잘 배설해야 하고▶고혈압 치료와▶단백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식사는 무염식이 원칙.조리는 물론 밥상에서 소금.간장등을 전혀

가미하지 않아야 한다.

신장병 환자의 단백질 권장량은 ㎏당 0.8이하인데 이를 지키기 위해선 갈비.등심.스테이크.생선등의'덩어리 고기나 생선토막'은 먹지 말아야 한다.

참고로 정상인의 단백질 권장량은 ㎏당 1인데,우리나라의 경우 섭취량이 1.3으로 약간 높다.또한 신장기능 이상으로 오는 고혈압은 치료기준과 치료약제등이 일반적인 고혈압 치료와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해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박〉

<사진설명>

소변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있다면 반복적인 검사를 통해 신장질환 유무를

확인해야 만성신부전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은 서울대병원 이정상교수가

신장병환자에게 혈액투석을 하고 있는 모습.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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