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프라를세우자><전문가제언>20. 정동극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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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대형 공연장이 생활의 터전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반성이 대두되면서 생활과 문화를 한데 결합한 복합공연장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고 있다.

밀집한 오피스 타운 내에 위치한 정동극장은 휴식과 문화를 결합한 문화적 명소로 바쁜 일상에 쫓기는 30~40대 샐러리맨들의 추억과 향수를 달래주는 극장으로 자리잡았다.정동극장의 성공요인은 조직의 슬림화 때문.

앞으로 정동극장의 과제는 프로그램의 내실화에 달려 있다.기존의 다른 극장에서 선보였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전략 구사를 통해 공연장에 발을 들여놓은 관객들이 다음에도 안심하고 공연장을 찾을 수 있도록 공연의

질적 향상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제목은 가슴에 와닿도록 감동적인데 실속은 없다든가,좋은 기사거리는 되지만 공연의 질적 수준은 아직 기대에 못미친다는등의 일부 비판에도 귀기울여야 할듯.

소극장이라는 엄연한 한계가 있겠지만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능한 실험적 작품을 무대에 올려 다른 공연장과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전위적인 문화마케팅이 전위적인 예술작품으로 이어진다면 정동극장 특유의 이미지를 심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이나 청중에게 어필해온 것은 특정한 시간대나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신선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한 까닭이다.

이제 낮시간에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좋다면 직장인이 좋아할 공연 레퍼토리가 무엇인지 연구해야할 필요도 있다.정동극장의 고된'실험'은 성공 기대 속에 강한 주시를 받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홍승찬(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이소영(오페라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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