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투쟁 신호탄인가-홍성남 총리代理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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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정무원 총리직을 홍성남(洪成南.72)부총리 대리체제로 이끌어 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황장엽(黃長燁)비서의 망명후 확인된 북한 권력층내의 첫 변화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당국은 이를 지난 12일 망명한 黃비서와 연관지어 강성산(姜成山.66)총리의 실각으로 보고있다.통일원 관계자는“姜이 黃비서 망명 직후인 13일 총리명의로 오스트리아 총리에게 취임축전을 보냈는데 21일 갑자기 해임된 사실이

발표된 것은 黃비서 망명사건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오랜 기간 당뇨증세로 사실상 집무불능 상태이던 姜총리가 黃비서 망명후 닥친 권력투쟁 과정에서 실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姜총리의 실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추측이라는 견해도 있다.94년5월 사위 강명도(康明道.39)씨가 남한에 귀순한 후에도 총리직을 유지할 정도로 강성산은 북한 권력층의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정일은 95년2월 사망한 오진우(吳振宇)에 대해서도 폐암말기로 임종할 때까지 인민무력부장 직함을 유지케 했듯이 총리직함은 그대로 둘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洪총리대행은 24년 강원도원산 출신.김일성종합대학을 나와 정무원 국가계획위원장을 수차례 역임한 대표적인 경제기술 관료다.73년부터 부총리를 맡았던 洪은 현재 당중앙위원회 위원.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최고인민회의 9기 대의원직도 함께

겸하고 있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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