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 중국 새 지도자 장쩌민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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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의 비호 아래 일찌감치 당.정.군의 최고 직위를 물려 받은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인맥 구축에 박차를 가해왔다.지난 89년 천안문사태뒤 자오즈양(趙紫陽) 후임으로 일

약 당 총서기에 발탁됐던 江주석은 그동안 鄧의 정치적 자산을 하나씩 물려 받아 당.국가.중앙군사위 주석직까지 차지했으며 각종 주요 포스트를 독차지하다시피 했다.그러나 기술관료 출신으로 지난 82년에야 당중앙위원 명단에 끼었던 江은

자신의 노력으로 권력을 차지했던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에 비해 카리스마적 이미지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江은 이같은 국내외 평가를 의식한 듯 당.정.군 내부에 자기 사람을 심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 왔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인맥은 바로 상하이방(上海幇)으로 일컬어지는 집단이다.상하이는 江이 대학(상하이 교통대학 전기과)을 졸업하고 상하이시위원회 서기와 시장등을 역임,출세기반을 다진 곳이다.

상하이방은 바로 그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공직생활등을 거침으로써 江과 유대관계를 가진 집단을 가리킨다.그 가운데 상하이시장을 역임했고 江을 후임시장으로 추천했던 왕다오한(汪道涵.현 해협양안관계협회장)은 상하이방의 대부와 같은 존재다

.또 중국경제의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하는 주룽지(朱鎔基)부총리는 지난 88년 상하이시장을 지냈다.

상하이시장과 당중앙서기처 서기-부총리등으로 초고속 출세가도를 달리는 우방궈(吳邦國)와 당정치국원 황쥐(黃菊)도 측근 핵심으로 손꼽힌다.첸치천(錢其琛)부총리겸 외교부장,쩡칭훙(曾慶紅)당중앙판공청 주임도 빼놓을 수 없다.

공산당청년단(共靑團)중앙서기출신인 후진타오(胡錦濤)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도 江인맥의 주요 구성원이다.

인민해방군에 이어 최대 무장세력인 무장경찰부대 바중단(巴忠)총사령원도 江이 신임하는 인물이다.

여기에 江주석이 젊은 시절 관료로 일했던 제1기계공업부 출신들도 주목을 끌고 있다.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왕다오한과 함께 단쥔이(段君毅)전당중앙고문위 상무위원,뤼펑(呂楓)당조직부장,리란칭(李嵐淸)부총리등이 그 사람들이다.江의 고향 장쑤(江蘇)성 출신들도 빼놓을 수 없다.덩샤오핑의 핵심 측근이었던 딩관건(丁關根)정

치국위원겸 당선전부장이 여기에 속하는데 94년 국무원 부장(장관급) 6명이 새로 임명될 때 장쑤성 출신이 4명을 차지할 만큼 위력을 떨쳤다.

江주석은 또 자신의 취약 부문인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산둥(山東)성 출신들과의 연대를 모색,지난해 장춘윈(姜春雲)을 농업담당 부총리로 발탁한데 이어 鄧의 동의아래 츠하오톈(遲浩田).장완녠(張萬年)상장을 당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발탁

했다.앞으로 이들은 80대의 류화칭(劉華淸).장전(張震)부주석을 밀어내고 중국 군부의 양날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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