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사의부모고민상담>꿈이 없는 아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문> 고1된 아들이 멋만 냅니다.뭐가 되려고 그러느냐 물었더니 되고 싶은게 없답니다.예술가든 연예인이든 목표만 있다면 도와줄 생각인데 아이 스스로 꿈이 없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강현정<서울마포구염리동〉><답> 부모세대만 해도 어릴 적에장래희망을 물으면 대통령이나 의사 또는 판사가 되겠다고 천편일률적으로 대답하던 기억이 있을거예요.요즘엔 가수나 모델등 옛날같았으면 엉뚱하다고 할만한 직업을 희망하는 어린아이들도 많죠.어쨌든 어릴적 꿈들 은 커가면서 좀더 현실적으로 바뀌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능력이 공부에 의해서만 평가되고 성적순으로대학에 보내지는 분위기에서 공부에 좌절을 겪은 아이들 중엔스스로 의욕을 잃고 꿈을 아예 포기하기도 하지요.이때 부모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아이 성적에 집착하지 말고 공부 외에도 아이가 갖고 있는 특성을 발견하고 격려해주는 거죠.부모나 교사의칭찬 한마디가 불씨가 되어 목표를 갖고 도전해 꿈을 실현시키는경우를 많이 보셨을 거예요. 부모가 공부에 집착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목표를 갖지못하고있다면 아이가 좋아하거나 잘 할수 있는 일을 같이 생각해주세요. 멋내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멋내는 감각이 있음을 인정해주고이를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직업에 대해 알아보자고 해보세요.가족의 옷고르기를 아이에게 맡겨본다든지,그 분야의 일을 하려면어떤 공부나 조건이 필요한지 스스로 탐색할 시간 을 주세요. 직업의 종류와 특성을 잘 몰라 그런다면 신문이나 방송매체.책을 통해 정보를 얻게 도와주세요.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게하거나 가능하면 작업장소를 견학해 체험케 해줘도 좋겠죠. 실제로 꿈이 없어서라기보다 부모가 선택해주기를 바라는 아이도있어요.최근 좋은 직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가치가 다양해진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만큼 본인의 선택과 결정이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죠.특히 부모가 모든 일을 결정 해주고 해결해주던 아이에겐 그 선택은 힘들고 귀찮게 여겨지게 마련이에요.따라서 평소 아이가 미숙하거나 유치한 선택을 하더라도 부모가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는 태도가 필요한 거죠. 또 경제적으로 풍족한 경우라면 부모만 믿고 어려운 일을 애써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어요.그럴땐 아이에게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습득을 위해선 능력껏 도와주겠지만 유산은 남겨주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알려주면 어떨까요.결국 삶의 의미와 목표는 아이 스스로 찾아야 하고 부모는 그 길을 찾도록 도와줄 뿐이니말입니다. 한숙자<교육심리학 박사.연세대 강사> ***알 림 .한박사의부모고민상담'은 사춘기 자녀를 올바로 키우기 위한 독자 여러분의 팩스(02-751-5627)및 서신상담(서울중구순화동7 중앙일보사 편집국 생활부 담당자앞,우편번호 100-759)을 기다립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