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김기태.심재학 왼손 3인방 홈런왕 도전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흔히.대포'하면 오른손 타자가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다.
프로야구 15년동안 홈런왕 타이틀은 95년 김기태(쌍방울)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른손타자에게 돌아갔다.김봉연(은퇴)-이만수(삼성)-김성한(은퇴)-김성래(쌍방울)-장종훈(한화)-김상호(OB)에다 지난해 박재홍(현대)으로 이어진 홈런 왕의 계보는국내팬들에게.홈런왕은 곧 오른손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홈런타자의 상징인 베이브 루스나 일본의 홈런왕왕전즈(王貞治) 모두 왼손타자다.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홈런왕인 이들은 오른손투수에 대한 상대적인 이점을 안고 힘(베이브 루스),정교함(왕전즈)모두 오른손타자를 앞섰다.
국내에서도 올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타자 트리오가.자존심회복'을 노린다.오른손타자를 상대로 홈런왕타이틀 되찾기에 나서는 주인공은 양준혁(삼성)을 선두로 김기태(쌍방울).심재학(LG)을 꼽을 수 있다.양준혁은 지난해 28개의 대포를 쏘아올려홈런 2위를 차지,올해 가장 유력한 홈런왕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양은 최근 3년간 홈런수가 19-20-28개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구구장이 펜스를 앞당기기로 결정,30개 이상의 아치를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95년 왼손타자로서는 유일하게 홈런왕을 차지했던 김기태는 지난해 손목부상에서 완쾌,타이틀 회복을 노리고 있다.김은 쌍방울타선이 두터워지면서 이제까지 겪었던 상대투수들의 지나친 견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거포가 없는 LG의 4 번자리를 굳힌심재학은 지난해 교육리그에 참가하면서 시즌을 일찍 끝냈음에도 불구,18개의 홈런을 터뜨렸다.올해는 25개까지 가능하다는게 본인의 주장.
왼손거포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이들 트리오가 박재홍.장종훈.김상호등과 벌이게 되는.손잡이 싸움'.
어느 손이 올라갈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