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한때 의식불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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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호 01면

김수환(86·사진) 추기경이 4일 한때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는 등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흡 곤란으로 응급처치 받아 … 서울대교구 긴급 대책회의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마영주 팀장은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김 추기경이 이날 새벽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며 “하지만 오전 11시가 지나면서 호흡이 안정되고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마 팀장은 “김 추기경은 목에 가래가 많이 생겨 호흡이 곤란해지자 한때 산소호흡기에 의존했으며, 가래를 제거한 후 호흡이 안정됐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관계자도 “김 추기경은 응급처치를 받은 뒤 산소호흡기를 빼고 회복 중”이라며 “소식을 듣고 병원에 달려온 신부들을 알아볼 정도로 의식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천주교계는 한때 김 추기경이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하게 움직였다. 천주교 신부·수녀들은 일찍부터 병원으로 모여들었고, 서울대교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고위급 신부 20여 명을 긴급 소집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허영엽 신부는 “지금은 의식을 회복하고 안정되셨지만 김 추기경이 워낙 고령인 데다 쇠약하다 보니 언제 다시 병세가 악화할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이 위독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진석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등 교계 인사들이 병실을 찾아 쾌유를 기원했다. 천주교 신자인 한승수 국무총리 부부를 비롯해 각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노환으로 오래전부터 통원 치료를 받던 김 추기경은 최근 말을 하기 힘들 정도로 기력이 급격히 쇠약해진 데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상태가 나빠지자 8월 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 중이던 지난달 29일 김 추기경의 건강 악화 소식을 접하고 임삼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병원에 보내 김 추기경의 쾌유를 염원하는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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