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동 교수의 '중국 비지니스 Q&A' ③] 중국의 인구문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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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구가 많아 위정자들이 고민한 것은 비단 오늘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명말(明末) 혼란기를 정리하고 건국된 청조(淸朝)는 안정된 사회 기반을 바탕으로 급속한 인구증가가 일어났던 때였다. 따라서 청의 가경제(嘉慶帝)를 비롯한 황제들은 중국의 인구가 많음에, 사회가 각박해지고 노동력이 남아 도는 것을 걱정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근·현대 들어 장제스(蔣介石)가 이끄는 국민당 정부를 타이완으로 쫓아낸 마오쩌둥(毛澤東) 공산당 정부도 집권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구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마인추(馬寅初)를 비롯한 일부 학계의 목소리에 지나지 않았을 뿐 당시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의 생각은 아니었다. 오히려 마오쩌둥은 '인간이 음식을 먹는 입은 하나지만 손은 두 개다'라는 인수론(人手論)을 들며 당시 사회 전반에 퍼진 다자다복(多子多福)사상에 편중해 산아제한 조치를 거부했다. 이 결과 중국 인구의 급속한 증가를 초래했고 수치상으로 1951년 약 5억6000여만 명에 달했던 중국 인구는 산아제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980년대 전까지 10억 명에 가까운 수로 증가한다.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 가구 한 자녀(一對夫婦一個孩子)' 정책에 힘입어 과거 매년 적게는 3000만 명에서 많게는 1억명까지 증가하던 인구 증가를 현재는 700만~1000만 명 수준으로 낮췄다.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의 골자는 농민, 소수민족, 자녀가 정부가 인정하는 장애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가정에 한 명 밖에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기본으로 결혼 연령을 늦추는 만혼만육(晩婚晩育) 정책 등 아주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래 중국 인구문제는 출산 통제와 더불어 노령화라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해 있다. 현재 중국의 노령화 정도는 경제 수준에 비추어 볼 때 무척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중국은 1990년 중반에 들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6%를 넘어섰다. 이는 물론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초고령화 사회에 비하면 작은 수치지만 세계 평균과 중국과 같은 위치에 있는 개발도상국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청·장년층이 노인이 되는 21세기 중반에 접어들면 중국은 여느 선진국에 못지않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사회에서 인구는 단순한 수치상의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 정책을 실시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 중의 하나다. 현재 중국은 많은 인구로 유발되는 주택 및 환경오염 그리고 호구(호적)문제 및 헤이하이즈(黑孩子:한자녀 정책에 위반돼 호적에 올리지 못한 자녀)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산아제한 정책을 유지함과 동시에 그에 따른 문제점과 노령화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해결할 대안을 찾아야하는 시점이다.

글= 박정동 소장·박재정 연구원(www.uic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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