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바둑리그] 바둑은 ‘실수의 게임’이라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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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백홍석(울산 디아채) ● 온소진(한게임)

 리그 전적 4승5패의 울산 디아채나 3승6패의 한게임 모두 포스트 시즌 진출의 불씨를 살리고자 애를 태우는 상황. 경기는 2 대 2로 팽팽하게 전개되었고 드디어 승부를 결정짓는 최종국이 벌어졌다. 바둑은 끝없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드디어 흑을 쥔 온소진(한게임)의 우세가 굳어졌다. 한데 바로 이 대목에서 눈을 의심케 하는 실수가 터져나왔다. 온소진의 흑1은 흑▲ 두 점을 살린 수. 잘 봐줘야 7집 끝내기. 백홍석(울산)은 노타임으로 백2 따냈는데 이건 명백한 10집 끝내기. 바둑은 ‘실수의 게임’이라지만 이 실수는 마치 수학의 대가가 초등학교 산수 문제를 놓친 격이어서 양팀 응원진은 물론 해설자도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이 판은 백의 1집반 승으로 끝났는데 흑1로 5점을 이었으면 흑승은 부동이었다. 이 판을 이겨 3 대 2로 한게임을 제친 울산 디아채는 후기 리그 3연승을 달리며 5승5패를 마크, 일약 5위로 뛰어올랐다. 4위 월드 메르디앙(5승4패)과는 불과 반 게임 차. 그러나 이 판을 진 한게임은 3승7패, 리그 최하위로 처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어이없는 실수 하나가 양팀의 희비를 바꿔놓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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