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호남검무 전수자 채정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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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진주 팔검무(八劍舞)가 신라권을 대표해온 것이라면 호남검무는 백제권을 대표한 칼춤입니다.』 20여명의 제자와 함께 오는28일 남도예술회관에서 호남검무를 비롯,부채춤.남도살풀이.남도보령승무.장구춤등 세번째 한국전통무용발표회를 갖는 백제고전예술학원 원장 채정희(蔡貞姬.67.사진)씨.국내에서 유일한 호남검무 전수자인 그녀는 『타고난 춤꾼,춤에 미친 여자라는 이야기를듣는다』고 말했다.
호남검무는 칼춤의 제일인자로 손꼽힌 한진옥(韓振玉)씨가 사망한뒤 지금까지 蔡씨만이 유일한 기능보유자로 알려져 있다.
남도 민요를 바탕에 깔고 북.장구.해금.피리 등에 맞춰 춤과검으로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엮어가는 호남검무이지만 아직도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한 상태다.
진주 팔검무가 지난 67년 이미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에 비해 호남검무는 지난 93년에야 蔡씨가 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다.이미 전통 무용계에선 「비공인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고있지만 전승자인 韓씨가 사망한뒤 이렇다할 기록이 없고 蔡씨 본인도 그저 후배들을 가르치는데만 몰두해 아직 공인받지 못하고 있다. 『호남검무는 염불과 타령.굿거리.자진모리등 민요가락의 요소가 많은 점이 진주 팔검무와는 대조를 이룬다』는 蔡씨는 『동양인에게 가장 알맞은 체형미를 유지하는 춤』이라고 말했다.
우리 춤의 맥을 이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그동안 사비를 털어 전국체전등 각종 행사는 물론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행사때는 전야제와 야외 상설무대에서 호남의 전통무용을 공연해왔다.
광주=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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