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학위 동시에’ 50대에 꽃핀 만학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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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학위를 동시에 받는 만학도가 나왔다.

22일 대구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하는 김삼식(54·사진)씨가 주인공. 그는 거제대학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2006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 곧바로 심리학과 법학을 복수 전공했다. 사회복지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 심리·법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수석으로 입학한 고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쳤다. 가정 형편 때문이다. 무역업·입시학원·바둑학원·PC방 등 안해 본 것 없이 다했다. 결국 나이 50이 돼서야 여유가 생기자 아내(52)와 함께 거제대학 사회복지과에 동시 입학, 졸업했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것은 돌아가신 노모의 병수발을 든 뒤 한국의 노인·사회복지 문제를 개선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이 때문에 2006년 서울 모 대학에 복수 합격한 딸(24·3학년)도 의논 끝에 대구대 사회복지학과(야간)에 입학토록 했다. 김씨는 딸과 함께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곤 했으나 딸이 불편할 것 같아 내색하지 않아 주위에서는 부녀 사이인 줄 몰랐다고 한다

학교에 다닐 때는 사회복지 현장에 필요한 풍선아트 1급, 레크리에이션 1급, 발마사지, 한식조리사,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을 땄다. 그렇다고 학점을 대충 딴 것은 아니다. 평점 4.5점 만점에 4.13점을 따 졸업생 70명 중 3등으로 졸업한다. 김씨는 9월부터 대구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정책을 전공한다.

그는 “다양한 학문을 경험하고 익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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