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꽃가루 피해 거의 없어-환경부 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비염알레르기.기관지천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봄철 「꽃가루」는 「솜털종자」가 잘못 알려진 것이며 인체에도 거의 피해를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14일 「봄철 꽃가루(花粉) 피해의 실상」자료를 발표,『4월말부터 5월초까지 도로변 등에 날리는 물체는 현사시나무와 포플러류 등에서 나온 솜털종자』라며 『이것이 꽃가루로 잘못 알려지면서 봄철 꽃가루 공해소동을 불렀다』고 밝혔다.
솜털종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성이 없어 피부및 비염 알레르기와 무관한 물질이며 다만 코 또는 눈으로 들어가면 재채기나 순간적인 가려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비염 알레르기 환자를 월별로 분석한 통계를 살펴보아도 봄철의 꽃가루 피해 근거가 희박함을 알 수 있다. 88년부터 93년까지 연세의료원에 찾아와 치료를 받은 비염알레르기 환자 2천6백54명중 꽃가루 피해가 많다는 4월부터 6월까지의 환자는 월별로 각각 1백10명.1백44명.1백39명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중 1월 3백47명,2월 2백31명,8월 3백25명,9월 3백33명,10월 2백94명 등으로 나타나 오히려 여름.가을.겨울철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꽃가루 발생량은 봄보다 가을철에 많다는 것도 봄철 꽃가루 피해 주장이 무리라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봄에는 아카시아.오리나무.단풍나무.포플러.버드나무 등에서꽃가루를 날리지만 그 양은 적고 가을에 날리는 쑥.돼지풀.환삼덩굴 등이 훨씬 많은 화분을 배출한다는 것.
환경부 관계자는 『도시 대기오염이 심화되면서 꽃가루가 공해물질과 결합한 뒤 콧속 또는 기관지 등에 붙어 비염 알레르기나 천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눈에 보이는 솜털잔디가 날아다닌다고 해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고 말했다.
김석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