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아프간 파병 논의 없었다” 부시 “논의했다 … 비군사지원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녹지원 잔디밭의 공동기자회견장에 섰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 말미에 “부시 대통령이 다음엔 좀 더 자유롭고 여유 있게 한국을 방문할 것을 기대하고, 나의 친구인 부시 대통령이 언제든지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내 은퇴 후의 일을 신경 써 주셔서 고맙다”고 농담으로 받은 뒤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기자회견 중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파병 논의가 없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논의했다”고 이 대통령의 답을 부인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말한 것은 비군사 지원”이라고 말해 또다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망은. 또 독도와 관련해 어떤 대화가 오갔나.

(이 대통령) “나와 부시 대통령은 서로 임기 중, 그리고 연내에 (비준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저는 한국 의회를 설득해 비준받고, 부시 대통령은 미 의회를 설득해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서로) 나눴다. 독도는 한·미 문제가 아니라 한·일 문제다. 부시 대통령이 (독도 지명 표기 문제를) 바로잡아 준 데 대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다.”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이 검증을 잘 따라올 것으로 보나.

(이 대통령) “북한이 어떤 자세를 표하든 결과적으로 한반도는 비핵화돼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 있게 노력하면 6자회담의 2단계 검증도 반드시 완벽하게 철저히 돼야 하고, 북한은 협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는 언제쯤 되나.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나.

(부시 대통령) “12일이면 해제가 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가 될 것이다. 할 일이 굉장히 많다. (북핵 관련) 검증 체계를 내놓아야 되는데 우리가 믿을 만한 것이어야 한다. ‘조치 대 조치(action for action)’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미국만의 제안이 아니라 5자 당사국의 제안이다. 이런 약속들을 따르면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된다. 그러기 위해선 북한 지도부에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자동적으로 해제가 일어나는 게 아니다. 만일 해제가 안 된다면 가장 제재를 많이 받는 국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북한이 ‘악의 축’ 일원에서 바뀌었다고 생각하나.

(부시 대통령) “이것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인권 유린은 아직 존재하고 있고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지도자는 아직 검증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농축우라늄 폭탄에 대해서도 검증해야 한다. 플루토늄 폭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고 ‘악의 축’에서 해제되려면 북한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모든 것이 6자회담의 일부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