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열린우리당…영남·강원은 한나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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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영남과 강원에서 우위를 보였을 뿐 나머지 지역에선 열린우리당이 초강세를 보인 것이 17대 총선의 특징이다. 열린우리당은 16일 0시20분 현재 당선확실 지역구 129곳에 22석가량의 비례대표를 합해 의석을 세배 이상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16대 총선에서 133석을 얻었던 한나라당은 120석 안팎으로 감소했다.

전남지역에서 지역구 5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민주당은 원내 2당에서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자민련 역시 충남에서 4곳만을 건져 16대에 이어 위축세를 이어갔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대표 등 지역구 당선자 2명을 배출한 데다 절반쯤 개표된 정당투표에서 셋째로 높은 12.7%를 기록해 원내정당의 지위를 굳혔다.

수도권 표심은 압도적으로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줬다. 열린우리당이 76대 33으로 한나라당을 두배가량 앞섰다. 16대 때 56대 40으로 여당에 패했던 한나라당에 더 큰 차의 패배는 치명적이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단 한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영남권은 16대에 이어 한나라당에 몰표를 안겼다. 한나라당은 대구를 싹쓸이하고, 무소속 신국환(문경-예천)후보에게 한 자리를 내줬을 뿐 경북지역을 휩쓸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열린우리당이 공을 들였던 부산도 조경태(사하을)후보를 빼곤 한나라당의 독무대였다. 울산에선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 민주노동당 조승수 후보가 한나라당의 영역을 잠식했을 뿐이다. 경남에선 열린우리당이 盧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2석을 얻어 교두보 확보에 만족해야 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세가 두드러진 호남에서 민주당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 한화갑(무안-신안).이정일(해남-진도).이낙연(함평-영광)후보 등 5명만이 당선권에 들었다. 나주-화순에 출마한 최인기 후보가 유일한 무소속 당선자였을 뿐 나머지는 열린우리당 몫이었다. 충청권에서도 열린우리당 바람은 거셌다. 대전과 충북은 석권했다. 다만 충남에서 이인제.김학원 후보 등 자민련 4명이 명맥을 유지했고, 한나라당에선 홍성-예산의 홍문표 후보가 유일하게 깃발을 꽂았다. 강원은 한나라당이 6대 2로 열린우리당에 비해 우세했다.

비례대표 배분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처음 실시된 정당투표의 경우 중간집계 결과 열린우리당 38.5%, 한나라당 35.2%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이 지역구 투표에서 열세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지지율이다. 민주당은 7.2%, 자민련은 3.1%로 저조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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