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미용보다 기능 중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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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치과분야의 성형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교정치료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얼마전까지 청소년층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치아교정이 요즘은 40대주부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것.
그러나 치아의 기능을 무시한 예쁜 이 만들기는 이의 손상이나충치발생등 부작용을 야기,이에 따른 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치과병원 민병진(閔丙眞)원장의 도움말로 건강한 이를 위한올바른 교정치료에 대해 들어본다.
교정치료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치아의 수명단축.교정이란 들쭉날쭉한 이의 배열을 교정틀을 이용해 가지런히 옮겨놓는것으로 성급하고 무리한 힘을 줄때 이뿌리가 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정의 적기는 이를 모두 갈고난 뒤인 12~13세정도. 뼈세포의 생성이 왕성해 1년6개월에서 2년정도면 장치를떼어낼 수 있다.
그러나 교정과정중에 잇몸뼈에 뿌리를 박고 있어야 할 이의 하부구조가 녹아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문제는 이뿌리의 손상이 자각증상없이 진행돼 5년정도 지나서야 이가 흔들리는등 증세가 나타난다는데 있다.
閔원장은 『아무리 작은 힘이라도 장기적으론 치아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치아 손상이 생길수 있다』며 반드시6개월마다 X선사진을 찍는등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권했다.
교정틀 장착후에 흔히 나타나는 또다른 문제는 충치의 발생.
교정장치 사이로 음식이 오래붙어 산화되면서 이를 썩게하는 것이다.입안이 편하고 이물감이 적도록 교정틀 엮는 방법이 최근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칫솔질을 소홀히 해 심한 충치가 진행되는사람들이 많다.
칫솔질은 일반치솔도 가능하며 식후엔 반드시 위생사가 가르쳐준대로 세심하고 정성들여 해야 한다.질기고 딱딱한 음식이나 엿.
껌등 군것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교정중에는 이가 흔들리는 상태이기 때문에 치아에 불필요한 힘을 줄 수 있고 교정틀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성급한 부모들은 이를 가는 도중인 10세 미만 어린이의 교정을 요구하는 수도 많다.
그러나 이뿌리가 형성되기전에 교정력을 가하면 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간니가 모두 나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인내심도 필요하다.
그러나 7~8세 정도에 반드시 교정해주어야 하는 어린이도 있다.턱뼈의 이상이나 아랫니.윗니가 맞물리지 않는 교합장애를 보이는등 기능상에 문제가 있을 때는 서둘러 교정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심하게 아래턱이 나왔을 때는 안면골성형으로 턱을 집어넣는 수술과 병행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성인의 치료기간은 일반적으로 청소년에 비해 6개월 정도 늘려잡아야 한다.이뿌리가 움직이면서 나타나는 치조골의 변화와 반응이 느리기 때문.특히 잇몸이 좋지 않거나 턱뼈의 구조가 비정상적이면 교정 실패율이 높다.
교정장치를 제거한 뒤에도 방심은 금물.옮겨놓은 이는 제자리로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1년동안은 반드시 잠자기전 치아유지 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閔원장은 『치아의 교정은 미용이 아닌 기능상의 건강한 이를 갖기위한 치료로 인식해야 한다』며 『충분한 상담과 의사의 지시를 따라주는 노력이 좋은 치료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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