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96美大選>上.유권자 성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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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를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의 보수성향이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행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미국 정치풍토의 향방을 가름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94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상하양원 석권은 보수성향의유권자들이 결집하고 변화를 갈구하는 세력의 민주당에 대한 불만의 결과였다.
중간선거 결과 공화.민주 양당은 더욱 성향이 분명한 정당으로변모했으며 104대 의회에 진출한 민주계 의원들은 더욱 진보적성향을 띠고 공화당 의원 또한 더욱 보수성향을 보이고 있다.
보수든,진보든 중도성향을 가진 중진의원들이 속속 재출마 포기를 선언하는 이유도 변화하는 이같은 정치풍토와 무관치 않다.
올 11월 선거결과는 이같은 보수.진보의 양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재선을 위해 더욱 진보성향을 부각시킬 것이고 공화계 의원들은 전임의원들보다 더욱 보수색채를 보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소속정당보다 진보.보수의 구분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지지부진한 예산협상을 보면서 유권자 대다수가 공화.민주에 무관하게 현직 정치인들을 싸잡아 이들의 무능력에 식상해하고 있으며 과거와 같이 자신이 공화나 민주계로 분류되기 를 원치 않는다는 추세와도 관련있다.
따라서 올 선거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진보적 활동에,공화당은 보수성향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득표활동에 매진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지 여론조사 결과 국민들은 후보들의보수적 입장과 정부를 매도하는 메시지에 보다 편향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진보적이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장에는 반감을 갖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보수주의적인 성향이 어느 정도 표로 나타날 지가 관건이겠지만 예산 파동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반응과 공화당 보브 돌 후보의 인기하락 등 보수주의의 열풍이 예전같지는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민주당엔 위안이 되고 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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