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焦眉-눈썹이 타들어가는 다급한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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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焦는 새둥지(추.鳥와 같음)밑에 불(.火)이 붙고 있는 형상으로「태우다」「다급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초점(焦點),초조(焦燥),초토화(焦土化)가 있다.
眉는 눈(目)위에 털()이 나 있는 형상으로「눈썹」이 되겠다.아미(蛾眉.누에 눈썹같은 미인의 눈썹),양미간(兩眉間)이 있다.따라서 焦眉라면「눈썹이 타는 듯한 위급한 상황」을 뜻한다.
「焦眉의 관심사」라는 말이 있다.
동한(東漢)말기 조조(曹操)가 헌제(獻帝)를 끼고 천하를 호령할 때 그의 월권행위에 불만을 품고 일어난 자가 유비(劉備)와 손권(孫權)이다.
신야(新野)에서 유비를 보기좋게 격파한 조조가 그 길로 손권을 향해 압박해 오자 겁이 난 손권은 노숙(魯肅)을 유비의 진영에 보내 연합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러나 손권 휘하의 많은 장수들은 조조에게 투항할 것을 주장했다.연합해 보았자 그를 당한다는 것은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후에 노숙이 제갈량(諸葛亮)을 데리고 돌아오자 투항파의 대표라할 수 있는 장소(張昭)가 제갈량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나는 옛날부터 당신을 잘 파악하고 있었소.지금 당신은 과대망상증에 빠져 마치 관중(管仲.齊나라 桓公 때의 명재상)이나 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데 당신이 이루어 놓은 게 뭐가 있소? 유비가 당신을 얻고부터 연전연패한 나머지 지금 은 눈썹이 타들어가는(焦眉) 위급한 형국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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