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미로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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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정보보다 본능에 입각한 판단이 더 중요하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정보건 자본이건 모두 인간과 자연을 위한 것이지 정보나 돈 자체를 위한 것은 아닐테니까요.또 본능은 수십억년 생명의 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정보나 자본보다 큰 힘을갖고 있습니다.언젠가 스티븐 호킹 박사가 미 래로의 시간여행이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그 전제로 그는 엄청난 에너지를들었습니다.행성 사이를 오가는 에너지 정도라면 시간여행도 가능하다는 거지요.그 말을 들으면서 저는 인간에게는 누구나 다 그러한 에너지가 잠재해 있고,따 라서 시간여행은 늘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건 바로 우리 꿈을 보면 알 수 있죠.꿈 속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무수한 여행을 합니다.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겠지만 우리는 꿈 속에서 앞날을 예시하는 장면을 보곤 합니다.
그래서 꿈은 과거도 미래도,심지어 전생도 보여준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 무의식에 잠재해 있는 에너지는 그만큼 엄청나다는 것이지요.그런데 정보와 풍요로운 자본은 인간에게서 이 소중한 본능의 뿌리를 스스로 포기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사람 들은 돈과정보에 허덕이면서 오히려 자기의 소중한 생명의 뿌리를 상실하면서 약해져가고 있는 거지요.그런 모습으로는 앞으로의 원시사회에적응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미래사회가 원시사회라구요?』 『미래사회는 원시사회같이 약육강식이 심한 사회가 될 겁니다.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소수의 강한 개인만이 혜택받고 약한 다수의 개인은 심한 사회적 좌절과 열등감,기회박탈로 신음하게 될 테니까요.한달에 수억원씩 버는 사람 이 있는가 하면 한평생 가도 1억원을 만져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첨예하게 한공간에서 전시.비교되고 있으니까요.이 때문에 자기소외와 사회적소외는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급기야 정신질환이 무수히 발달할겁니다.따라서 미래사회에는 무엇 보다 정신질환의 예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저는 정신병을 예방하는 정신병 예방주사나 정신병 공장이 미래사회로의 준비를 위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신병을 미리 앓게 한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전염병 예방을 위해 예방주사를 맞듯이 정신병 예방을 위해 예방주사를 놓는 겁니다.정신병을 미리 앓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사람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섭니다.자기 본능에서 멀어져 불안과 해리.공포에 떨고 있는 인간들을 다 시 자기 본능에 관심을 갖고 친해지도록 유도하는 거지요.』 『그게 상운씨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요?』 『아마 별 상관은 없을 겁니다.그러나 상운씨도 정신병을 한번 앓아보면 지금보다 다소 덜 권태로울 겁니다.』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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