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동생 강남에 100억대 빌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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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거액 비자금 은닉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盧씨의 친동생인 재우(載愚.61.성화산업㈜ 회장)씨도 서울 강남에 100억원대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재산형성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재우씨가 소유하고 있는 서초구반포동53의3 소재 동호빌딩은 대지 370평,건평 1,383평,지하4층.지상7층 규모로 등기부상 소유권자는 ㈜동호레포츠로 돼 있다.그러나 재우씨의 장남 호준(32)씨가 ㈜동호레포츠의 대주주 이사로 돼 있어 실질적인소유권자는 재우씨 일가다.
이 빌딩은 땅값만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데다 91년1월 착공당시 건축비가 24억2,5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건물원가만 62억원에 이른다.게다가 ㈜동호레포츠가 이 빌딩 지하1~2층에 사우나,3층에 헬스크럽,4층에 에어로 빅장을 직영하고 있어 이들 시설물의 재산가치와 시가 상승분을 포함하면 현재 시세는 100억원대를 훨씬 넘어선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가의분석이다.
이 빌딩은 원래 87년 盧전대통령 대선 당시 민정당 서울성동지구당 부위원장이었던 노승균씨가 90년8월30일 최팔수씨와 공동으로 부지를 매입,91년1월 신축한 것으로 건축 도중인 92년1월19일 ㈜동호레포츠에 매각됐다.
㈜동호레포츠는 당초 동환기업㈜이란 상호로 81년5월8일 설립된 무역업체로 88년말 회사 이사진이 모두 퇴임,기업활동이 중지된 휴면법인이었다.재우씨가 이런 법인을 매입해 부동산을 사들인 것은 자신의 명의 노출을 꺼려했기 때문으로 풀 이되고 있다. 당시 삼촌 병상(秉祥)씨가 설립한 설비업체인 한성기공 회장으로 전문경영인에 불과했던 재우씨가 어떻게 이런 거액의 자금을마련해 빌딩을 매입했는지는 베일에 싸여있다.주변에서는 재우씨가대선 당시 태림회(泰林會)를 이끌며 상당 규모의 선거자금을 관리했었다는 점을 들어 이 자금의 일부와 盧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용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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