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영선역 이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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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영선이 역할은 정말 해보고 싶은 배역이었어요.30대의 절망적인 주부역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지 않느냐는 주변의 우려가 있긴 했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영선이란 인물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올가을 화제의 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서 가정주부 영선이로 나온 이미연(24).
강수연.심혜진과 대학동창으로 등장,자기 일을 포기하고 남편의내조에 헌신한 전업주부역을 기대이상으로 잘 소화했다.세 명중 가장 똑똑했음에 도 불구하고 남편의 출세를 위해 자기의 재능까지도 바쳐야 했던 영선….남편의 배신으로 절망끝에 알콜중독에 빠지고,급기야 세상을 저버린 비극적인 역할로 많은 여성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신혼주부로서 남편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 영선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저도 처음에는 내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자기 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정말 여자는 어떻게 사는게 바람직한 건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어요.』 2년전 공지영의 원작소설을 읽었을 때 세명의 주인공중 영선에게 가장 마음이 갔다는 그는 『수척한 모습이 요구됐기 때문에 촬영이 진행된 4개월동안 거의 굶다시피 했다』고 밝힌다.지난 3월 결혼한 후 처음 출연한 작품에서 『결혼하더니 연기가 훨씬 나아졌다』는 얘기를 들어 무척 기분이 좋다고.고 3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영화에 데뷔한 그는 그동안 드라마에도 많이 출연했지만 영화에 전념하고 싶단다.그래서 『무소의 뿔…』이후 TV쪽 제의가 많지만 거절하 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30대에 더 성숙한 멋을 발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요즘엔 남편 김승우(25)씨를 「영선이처럼 내조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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