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질병 선진국형 뚜렷-감염질환줄고 癌.알레르기병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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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해방 50년.아이들이 「씹던 껌도 좋아요」를 외치며 미국 병사를 따라다니고 자신의 입 하나 덜어주는 것이 큰 효도였던 시절에서 먹다 남아 버리는 음식이 넘쳐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세상이 됐다.
숫자만 보더라도 한국경제가 막 기지개를 켜려던 62년 1인당국민소득 84달러가 33년이 지난 현재 1만달러를 눈앞에 두고있다. 질병도 선진국병과 후진국병이 있다.
후진국에서는 아직도 못먹어 생기는 영양실조나 현대의학으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각종 전염병이 국민건강 최대의 적인 반면 선진국에서는 잘먹어 생기는 비만과 성인 심장병 등의 성인병 퇴치가 최대 관심사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질병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 13일 서울대 병원에서 열린 「어린이 병원」 개원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울산대의대 홍창의(洪彰義.소아과)교수는『우리나라 어린이 질병도 시대적 변천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인다』며 『국민생활향상,예방접종 확대,항생제 등으 로 감염성질환(그래프참조)이나 영양장애는 급격히 감소한 반면 암.우발사고.
알레르기성 질환 등은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70년초만 해도 1,000명당 1명의 어린이가 앓던 백일해.
소아마비.디프테리아.파상풍.일본뇌염.장티푸스.이질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은 4만명당 1명꼴로 감소했다.구충제 복용이 필수였고71년만 해도 대변검사에서 기생충 발견율 80% 에서 92년엔약 4%정도로 감소했다.
이와는 반대로 잘먹어 생기는 소아 비만은 현재 15%나 돼 어린이 건강을 해치는 주요 관심사가 됐다.
사망 원인도 70년대까지는 폐렴.결핵.신생아 파상풍.영양실조.뇌막염.뇌염 등이 주된 사망 원인이었던데 반해 현재는 선천성이상.주산기(周産期)질환.암.뇌성마비.사고.자살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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