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유엔·국제기구 뚫어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한국인에겐 여전히 블루오션입니다. 개척해서 기회의 땅으로 삼아야 합니다.”

구삼열 서울관광마케팅 사장의 말이다. 구 사장은 “15일 열리는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는 기회의 땅인 국제기구에 유능한 한국 인재를 위한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뜻이 깊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외교통상부,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유엔개발계획(UNDP)이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해 15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다. 이 행사를 진행하는 구 사장은 “한국이 내고 있는 유엔분담금 규모에 비해 한국인의 국제기구 진출은 턱없이 부족하고 대부분 말단 직원인 것은 개탄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유엔 관련 기관에 근무해 ‘국제기구 진출 한국인의 대부’로 불린다.

◇국제기구 인사담당자와 한국에서 면담=이 행사에는 유엔 등 16개 국제기구에서 23명의 인사담당자가 참석한다. 외교통상부 오준(53) 다자외교조약실장은 “국제기구의 인사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해 핵심 정보를 주는 첫 기회”라고 설명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도 여럿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달 초 인터넷으로 이미 신청을 받았고, 정원을 훌쩍 넘겨 1400명 이상 신청자가 몰렸다. 주최 측은 좌석을 더 마련해 신청 인원을 대부분 수용키로 했다.

유엔 관련 기구에서 일하려면 유엔이 직접 실시하는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경우가 있고, 외교통상부가 매년 선발하는 유엔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로 인턴처럼 근무하다 정식 채용되는 경우가 있다.

오 실장에 따르면 JPO의 경우 80%를 넘는 인원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은 91년에 상대적으로 늦게 유엔에 가입한 뒤 17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지만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며 “정부도 보다 많은 지원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외에 2개국어 정도는 해야=구 사장은 “국경과 인종을 넘어 내가 정의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긍지는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그런 긍지를 갖기 위해선 무엇보다 영어는 물론이요, 국제기구에서 통용되고 있는 언어들을 적어도 두 가지는 더 구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 실장은 “국제기구 일이 화려할 거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중요한 건 개발도상국 및 분쟁지역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부는 뉴욕이나 파리에 있어도 실제로 일하는 곳은 지구촌 오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배낭여행도 다녀보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