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영화 마케팅기법 도입한 작품 잇따라 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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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지난해 한국영화 편당 관객수가 80년 이후 처음으로 외화를 누르는등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 우리 영화의 인기가 본격 회복 조짐을 보이고있다.하지만 한국영화 제작사와 감독대부분이 연간 고작 1편의 영화만 만드는데 그치 는등 영화계의영세성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영화제작 협동조합(이사장 鄭隆詞)이 최근 발간한 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는 65편이 제작완료됐고 전해 이월분3편을 합쳐 68편이 개봉,서울에서만 2백89만6천명의 관객을동원했다.이는 90년 2백93만명의 기록을 제 외하고는 80년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93년과 비교하면 개봉편수는 4편이 줄었지만 관객동원수는 오히려 65만명이 늘어 31%의 고도성장을 기록했다.이같은 성장은 지난해 23개국에서 3백82편이 수입,상영된 외화의 관객동원수가 93년 1천4백91만명에서 1천5백44만명 으로 겨우 3.5%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게다가 비록 외화의 총관객동원수가 한국영화의 5.3배에 이르고는 있지만 작품당 평균 관람인원수에서 80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영화가 외화를 누른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끈다.평균 관람인원수에서 한국영화는 3만7백명에서 4만2천6백명으 로 38%나늘었지만 외화는 4만1천명에서 3만9천명으로 오히려 3.5% 줄었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성공작만도 8편에 이르는데 『투캅스』가 86만명으로 수위를 차지했고 ▲『너에게 나를 보낸다』(38만)▲세상밖으로(25만)▲태백산맥(22만)▲블루시걸(20만명)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영화기획자 유인택씨는 『기획 단계에서 시장조사를 하고 철저히 관객 구미에 맞춰 제작한 흥행 영화가 대거 등장한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그는 지난해의 호조를 『한국영화 제작이 주먹구구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전문 마케팅 시대를열면서 외화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이같은 관객들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의 제작여건은 여전히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있어 구조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제작사중 『매춘4』등 6편을 만든 반도영상과 2편을 제작한 태흥영화사.영화세 상.신씨네.황기성사단등 7개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연간 고작 1편 제작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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