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黨 政局 초반부터 삐걱-政局경색 지속 국회격돌 불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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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일 정가에는 주목할만한 두개의 대좌가 있었다.하나는 청와대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의 새정치국민회의 방문이다.李수석은 김대중(金大中)총재에게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창당과 총재취임 축하인사를 전했다.의례적이지만 사정(司正)으로 여 야관계가 경색국면에 처한 상황이어서 시선을 모았다.
두번째는 4당총무회담이다.4당체제가 공식화된 후의 첫 만남이다.동시에 사정정국이래의 첫 여야회담이었다.회담 의제는 정기국회 운영방안이었지만 회담을 보는 사람들의 관심은 의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경색정국 타결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 을지가 오히려 더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날의 두 모임은 성사자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李수석의 金총재 방문은 매우 부드러운 분위기였고 덕담(德談)이 오갔지만 사정을 비롯한 현안들에 대한 양측의 기본입장에 변화를 나타내는 조짐은 아무 것도 없었다.
총무회담도 최낙도(崔洛道)의원의 석방문제로 처음부터 대립했다.의견이 엇갈려 정작 국회운영등의 얘기는 해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이같은 여야간의 다각적인 접촉에도 불구하고 경색정국이당분간 지속되거나 오히려 대립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게하고 있다.정기국회도 처음부터 격돌이 불가피할 것 같다.또한 주변상황들은 관계호전의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게하고 있다.
우선 정부 여당의 태도는 완강하다.사정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축소되거나 중단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구속상태에 있는 崔의원이 풀려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민자당은 야당이 崔의원에 대한 석방동의안을 내면 부결시키겠다고 공언한다.
박은태(朴恩台)의원에 대한 조사도 마찬가지다.오히려 미국에 체류중인 朴의원이 정기국회 회기중 귀국할 경우 구속동의안까지 국회에 제출할 태세다.
야당도 여당의 국정운영에 협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야당,특히 국민회의는 사정이 자신들에 대한 탄압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회의는 사정에 대한 항의표시를 국회운영과 연계시킬 방침으로 전해진다.
崔의원 석방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원내투쟁에 나서 동원할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강경입장이다.개회식은 참석하되 국회운영 불참도 고려중이라고 한다.그럴경우 초반부터 파행이다. 金대통령과의 회담을 요구하고 있는 金총재는 정국의 긴장도를 높일수록 회담성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민주당과 자민련도 선택폭이 넓지 않다.총선을 의식한 야권의 선명경쟁은 막후협상을 통한 합의도출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회가 총선의 전초전이라는 점도 타결전망을 어둡게 한다.총선에서의 대회전(大會戰)을 앞두고 있는 사정이라 대화와 타협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또한 막판인데다 여야간에 주고 받을 것이 별로 없어 절충의 여지를 좁히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계속될 6.27지방선거부정에 대한 수사와 처리역시 여야의 대치를 첨예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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