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哲雄 市의원 납치범 검거과정-전화발신 추적으로 꼬리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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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박철웅(朴哲雄.52)대구시의원 납치범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한 것은 전화발신지 추적이었다.
범인들은 朴씨를 경주 보문콘도에 감금한뒤 대구를 오르내리며 30여차례 협박하는 과정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했으나 한곳에서 10초이상 끌지 않는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에서 발신지 추적을 통해 자신들이 있는 장소를 확인,수사망을 좁힐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일인 5일부터 발신지 추적을 위해 동대구전화국등 전화국에 형사들을 배치했다.
또 범인들이 주로 동구.수성구 일대에서 협박전화를 하고 있는사실을 밝혀내고 남부정류장.범어네거리 등 주요지점 공중전화부스에 50여명의 형사를 잠복시켰다.
범인들은 그러나 朴씨집으로 전화를 걸어 『집 근처의 슈퍼에서1분뒤 전화를 받으라』는 식으로 수사팀을 교란했다.
이때 가족들은 즉시 통화사실을 수사팀에 알리고,수사팀은 다시전화국의 형사에게 무전을 쳤다.전화국에 있는 형사가 다시 무전으로 통화지점을 알렸고 형사들이 출동했지만 그 때마다 범인은 보이지 않았다.
발신지 추적을 안 범인들이 매번 10초 정도 통화 한뒤 끊고자리를 뜨는 「치고 빠지기」식 협박을 계속한 것이다.
동부경찰서 오영식(吳榮植.53)형사과장은 『수십차례나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맥이 풀리기도 했으나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던중 8일 오후2시15분 범인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朴씨의 아들은 수사팀에 연락한뒤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아버지를 죽인 것 아니냐.목소리를 들려달라.못믿겠다….』 9분간 통화가 계속되는 사이 수사팀은 대구경찰청 지령실을 통해 무전을날렸다.발신지인 대구시중구남산동을 순찰중이던 순찰차가 남산양곡슈퍼 앞으로 다가가자 전화를 거는 범인 金주엽의 모습이 보였다.이때가 오후 2시24분이었다.
[大邱 =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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