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면이 콘크리트벽인 '2콜럼버스서클'은 거대한 묘비나 형무소를 연상시키는 칙칙한 외견 때문에 뉴요커들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달 바로 옆에 세워진 타임워너 신사옥과 화려한 쇼핑센터 등 초고층 빌딩에 가려 햇볕 구경하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당초 미술품 갤러리로 사용됐던 이 건물은 여러 소유주를 거쳐 뉴욕시가 사들였고, 98년부터는 폐가처럼 버려져왔다. 지난해 아트앤 디자인 박물관이 뉴욕시와 건물을 매수키로 합의하고 총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들여 건물을 뜯어고치기로 했다. 그러자 뉴욕의 시민단체들은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다"며 뉴욕시를 상대로 개보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타임스는 "법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빌딩은 금싸라기땅의 폐허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