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올림픽축구팀 무더기로 경고 추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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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프랑스 툴롱국제축구대회에 출전한 한국올림픽대표팀이 10일 새벽(한국시간)에 보여준 추태는『한국이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이날 A조 예선 스코틀랜드와의 3차전에서도 1-0으로져 3전패로 예선탈락했다.
성적은 나쁠 수도 있다.그러나 이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보여준 매너는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하고 한국의 월드컵 유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이날 한국선수들은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니 거친 플레이로 일관,무더기로 경고를 받았다.
후반 16분 홍종경(洪鍾坰.울산대)이 경고 2회로 퇴장당하더니 33분에는 우성용(禹成用.아주대)이 역시 퇴장당했다.
서동명(徐東明.울산대)박충균(朴忠均.건국대)이경수(李慶洙.숭실대)등도 줄줄이 경고였다.
이들은 주심이 불러도 들은체하지 않는가 하면 주심을 빤히 쳐다보면서 욕을 해대기 일쑤였다.
주심이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해도 욕을 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 수 있다.
이 경기는 프랑스 전역과 스코틀랜드에도 중계됐다.프랑스는 연초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유럽순방을 하면서 월드컵 유치활동을 벌였던 곳이다.
국내에서는 월드컵 유치활동의 일환으로 20억원이 넘는 예산을들여 코리아컵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다른 사람들도 아닌 대표선수들이 외국에 나가 월드컵 유치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백번을 양보해서 이들이 젊은 혈기의 대학생인데다 참가하고 싶지않은 대회에 억지로 참가했고 심판들의 판정이 모호했다는 점을감안하더라도 이들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대표선수는 국가의 얼굴이다.
올림픽축구대표선수들의 대오각성(大悟覺醒)을 촉구한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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