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사령탑 인물비교-환끈男 박종환 꼼꼼男 비쇼베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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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박종환(朴鍾煥)과 비쇼베츠.
코리아컵대표(박종환)와 올림픽대표(비쇼베츠)를 이끌고 있는 한국축구대표감독들이다.
이들은 공통점도 많고 차이점도 많다.
우선 이들은 조직력을 엄청나게 강조한다.많이 뛰는 축구다.朴감독이 맡았던 83년 청소년대표팀이나 소속팀 일화의 경기와 비쇼베츠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이같은 공통점을발견할수 있다.따라서 재간은 있지만 요령을 부리 는 선수는 일절 용납을 하지 않는다.
경기에 대한 집착도 대단하다.두 감독 모두 경기중 벤치에 앉는 경우가 거의 없다.내내 서서 경기를 지켜보고 선수들이 알아듣건 말건 소리를 지르며 작전을 지시한다.
목표도 뚜렷하다.유난히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朴감독으로서는대표감독 재기전인 코리아컵에서 우승,98년 프랑스월드컵 사령탑을 차지하려는 야망에 가득차있다.
비쇼베츠감독은 이미 96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을 목표로 내세웠다.비쇼베츠감독의 그동안 행적을 보면 매게임 최선을 다하긴 하지만 생각은 이미 올림픽 본선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코리아컵이 벌어지는 기간중 프랑스 툴롱대회에 참가키로 한 것도 올림픽 본선에서 만날 팀들이 대거 참가하기 때문이었다.말하자면 올림픽 전초전 성격이다.
朴감독과 비쇼베츠감독 사이에는 차이점도 많다.朴감독이 현역시절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데 비해 비쇼베츠감독은 舊소련 대표로 월드컵에서 맹위를 떨친 스타출신이다.
朴감독이 선이 굵은 카리스마적인 지도자 스타일이라면 비쇼베츠감독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일일이 챙기는 꼼꼼한 스타일이다.연습때 비쇼베츠만큼 열심히 뛰는 감독은 국내에 없다.
비쇼베츠감독은 체격을 강조한다.유럽선수들과 맞붙어 뒤지지 않는 체격을 갖추어야만 기술이나 조직력도 통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현 올림픽 대표팀의 평균신장은 1m80㎝다.
朴감독과 비쇼베츠감독은 어쩌면 98년 월드컵대표 감독 자리를놓고 라이벌이 될수도 있다.
「4강신화」의 주인공이면서도 월드컵대표 감독만은 김정남(金正男).이회택(李會澤).김호(金浩)감독에게 번번이 자리를 내줬던朴감독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놓칠수 없다.
그러나 비쇼베츠감독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다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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