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과반 의석’의 정치학 20년간 딱 한 번 … 이번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표 참조>

실제로 과반수 의석 확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5차례(13~17대)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은 17대(2004년) 때 열린우리당이 유일하다.

그나마 대통령 탄핵이라는 특수한 상황의 덕을 봤을 뿐이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1992년 총선 때의 민자당,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맛본 96년 신한국당도 과반을 얻지는 못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이에 대해 “지금껏 제대로 된 전국 정당이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며 특히 총선은 전국 선거인 대선과 달리 지역 이익을 대변할 사람을 뽑기 때문에 지역별로 우세를 점하는 정당들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국민의 정서 속에 늘 존재해 온 견제 심리도 과반 정당을 쉽게 탄생시키지 않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충청이 관건=87년 대선에서 승리한 민정당 노태우 대통령은 88년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며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결국 90년 3당 합당의 원인이 됐다. 뒤이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늘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야당의 눈치를 봐야 했다. 대통령제에서 여당이 과반을 얻지 못하는 순간 대통령에겐 레임덕의 그림자가 일찍 드리워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안정적 과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반 확보를 위한 최대 결전장은 수도권과 충청이다. 전체 의석의 40%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충청은 영남이나 호남에 비해 지역주의 영향을 덜 받는 까닭이다. 17대 때 열린우리당은 수도권 의석의 70%를 차지했다. 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은 수도권에서 60% 정도를 얻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과반에 조금 못 미쳤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을 확보하려면 수도권에서 적어도 60~70%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 교수는 “수도권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견제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과반의 조건=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 분위기론 한나라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 같지만 구체적 데이터를 보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한나라당의 과반 확보에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보여지는 정책과 정치로 계속 지지를 받아야 하고, 국민이 한나라당에 거는 기대를 실천해 줄 적합한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