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對남아시아 외교 강화-군 고위층 잦은 동남아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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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의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외교공세가 크게 강화되고있다.
북한 군수뇌부의 동남아 나들이가 잦아 주목된다. 최광 인민군 총창모장을 단장으로한 군사대표단은 지난2일부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을 순방했다. 崔등은 지난해 11월에도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등 동남아국가들을 순방한 바 있다.
그에 앞서 올해초 조선노동당 현준극(玄峻極)국제부장이 태국.
인도 등을 순방했으며 1월중순 사회민주당 대표단을 인솔한 김병식(金炳植)부주석은 태국.스리랑카를,같은 시기 장철(張澈)부수상겸 문화예술부장은 중국.베트남을 방문했다.1월말 에는 수교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이도섭 駐태국대사의 필리핀 방문이 있었다.
또 2월중순에는 황장엽(黃長燁)당서기 등 노동당 대표단 일행이 네팔과 파키스탄을,이성대(李成大)대외경제위원장이 이끄는 경제대표단이 방글라데시와 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활동은 주로 상호방문의 성격을 띤 것이며 협정 체결 등 구체적인 성과를 목표로 이뤄지는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해외로 파견하는 외교사절단 절반 이상이 남아시아지역에 집중돼 북한이 對아시아 외교공세를 부쩍 강화하고있음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아시아외교를 외교의 주축으로 삼을 것을 지시한김일성(金日成)의 유시에 따른 것.
남아시아에 대한 북한의 외교노력은 공식적으로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강화를 통해 비동맹국가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강화에는 어느정도 성공했는지 모르나 비동맹국가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목표는 기대치에 아주못미치는듯 하다.극심한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으로서는 어차피한계가 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선상에서 최근 북한의 對아시아 적극외교가 식량이나 외화의 획득 등 경제적인 목적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과 교류가 단절돼 있으며 서방에 내다팔 물건이 없는 북한으로선 상대적으로 경제개발 수준이 낮은 아시아국가들과의 교역을통해 얻을 이익이 더 많기 때문이다.
군사대표단의 외교활동이 부쩍 느는 것을 순수한 의미의 군사협력이 아닌 군수물자 교역을 위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도 이런데서비롯한다.
북한은 민간경제와 군수경제를 분리,독자적인 계획에 따라 군수경제를 운영하는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따라 군수부문의 해외교역은 군부 스스로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군사절들은 아시아 각국 순방을 통해 군수산업에서 필수적인 고무.목재등을 라오스 및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수입하고군복이나 일부 무기 등을 수출하는 교역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崔일행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방문과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군수공장을 시찰하기도 했다.
주민이 굶더라도 전쟁수행을 위한 비축미는 결코 손대지 않는 북한인 만큼 군 독자적인 교역추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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