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김응룡감독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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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해마다 나의 목표는 우승이다.』 해태 김응룡(金應龍)감독은프로다.그는 프로세계에서 2등이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따라서 그의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프로감독의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83년 이후 12년째 해태감독을 맡아 7번이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휩쓸었어도 그의 우승열망은 식을줄 모른다.
올해도 그는 당연히 우승을 노린다.
그러나 긴장하고 있다.
전천후 플레이어 이종범(李鍾範)이 방위로 빠져 전력에 구멍이생겼기 때문이다.물론 겨울 훈련때 이종범의 공백에 대비,이리저리 방안을 모색하기는 했다.홍현우(洪弦佑)를 유격수로 돌리고 1번타자에 2년생 박재용(朴在容)을 기용하면 그 런대로 전력을꾸려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선동열(宣銅烈)이다.해태는 선동열이 받쳐주지 않는한 투수력이 견디기 어렵고 우승 또한 힘든게 사실이다.
金감독이 우승을 놓친 해는 공교롭게도 선동열이 부진했던 해와일치한다.올해 선동열은 최근 몇년간에 비해 가장 충실한 훈련을했다.기술적으로 이미 완숙한 경지에 있는지라 체력훈련만 충실히해주길 金감독은 바랐다.이런 金감독의 속마음 을 알아챘는지 宣은 순순히 체력훈련에 따라주었다.
그런 그가 고마웠고 든든하기만 하다.
올해 金감독이 은근히 우승 탈환을 노리는 것도 宣의 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을 밟기까지 해태의 앞길에는 숱한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것을 그는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다.
LG가 1,2명의 좋은 타자를 뽑아 더 강해졌고 태평양.한화등도 백중한 전력이어서 버겁다.
그에 비해 해태는 보강된 전력이 거의 없다.오히려 타자들의 힘이 전해 비해 약해졌다는 불안감만 자꾸 커진다.
金감독은 현역시절의 자기 스타일대로 힘좋은 타자를 좋아한다.
타율이 높고 걸음이 빠른 선수도 필요하지만 역시 「야구의 참맛은 큰것 한방을 때리는 묘미」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날 해태에는 김봉연(金奉淵)등 힘있는 타자가 즐비했다.金감독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마음껏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다.
權五仲기자 최근들어 金감독이 선호하는 타자는 김성한(金城漢).김상훈(金相勳).이호성(李昊星)정도로 눈에 띄게 줄었다.
그나마 양金은 노장이 돼 배팅의 힘이 옛날같지 않다.
金감독은 올해 자신의 스타일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다.힘없는 타자들을 이끌고 지난날 같은 전법을 구사하면 질게 뻔하기 때문이다.그가 싫어하는 야구,「아기자기한 야구를 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이제 남은 기간은 15일.
金감독은 연일 전략구상에 골몰하고 있다.6개월간의 페넌트레이스는 마라톤 경기 같아서 장.단기전의 전략이 있어야 하고 그날그날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세밀한 전술도 필요하다.
1m85㎝.1백㎏이 넘는 거구답지 않게 세심한 金감독이 어떤야구를 펼칠지 자못 궁금하다.
『이기고자 하는 욕심,남들보다 잘하겠다는 열망 덕분에 나는 오늘날 내 능력보다 훨씬 더 성공했다』는 LA다저스 토미 라소다감독의 말처럼 그에게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어 자랑스럽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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