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政治총장의 娼妓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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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누가 창기(娼妓)인가.』 민자당에 때아닌 창기논쟁이 일고있다.발단은 현승일(玄勝一)국민대총장 때문이다.玄총장은 민정계의원들을 창기에 비유했다.그것도 민자당 정책세미나에서였다.
玄총장은『과거 창기였던 여자와는 결혼할 수 있으나 과거의 창기생활이 좋았다고 주장하는 여성과는 결혼할 수 없다』고 말했다.구악(舊惡)을 옹호하는 태도를 용서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민정계의원들이 가만 있을리 없다.더구나 玄총장은 집권민주계와남다른 관계를 가진 사람이다.개각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집권초에는 청와대 비서실장후보로 거명됐다.지난해 개각때는 교육부장관 후보였다.그쯤되면 정치지향적인 교수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13대 국회때 그는 서울에서 출마했다.물론 낙선했다.통일민주당후보였다.
14대때도 국회진출을 모색했다.민정계의원들은 당시 그가 집권민정계를 통해 전국구의원 운동을 했다고 털어 놓고 있다.그러나역시 탈락했다.당시의 이러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는 민정계 의원들이 많다.
그럼에도 그들을 창기에 비유했으니 발끈할만도 하다.민정계의원들의 논리는 간단하다.「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것이다.창기는 바로 그 자신이란 주장이다.
하기야 창기는 국어사전에「몸을 파는 천한 기생」으로 나와 있다.민정계가 과거있는 여자로 표현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그런시각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민정계도 그것을 문제삼는것은 아니다.
문제는 玄총장 자신이다.玄총장이 그럴만한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들이다.
그의 경력을 보아도 선거나 개각때마다 끊임없이 권력주변을 맴돌았던 것을 쉽게 알수 있다.
그러나 권력이 그를 필요로 한 것 같지는 않다.오히려 그가 권력을 필요로 한 것 같다.그런 의미에서 민정계의원들의 주장도일리있게 들린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얘기가 있다.「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도 있다.모두 말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다.그러나 대학총장으로서 그는 창기수준의 천한 말을 썼다.그점에 있어서는 그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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