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 외국은 어떻게 뽑나-직선제 개선방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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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외국 대학의 총장 선출제도는 총장선출위원회를두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임자를 찾는 미국으로부터 半직선제인 일본에 이르기까지매우 다양하다.
미국 대학의 총장 선출제도는 대학에 꼭 필요한 자격을 정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찾는 것이 특징으로 우리나라처럼 인맥.학연.
대학별 후보경쟁등의 잡음이 있을 수 없다.
1950년 이후 일반적인 총장 선출 절차와 방법은 약 1년전부터 총장의 사임 혹은 공석을 발표함과 동시에 이사회가 총장선출위원회(Presidential Selection Committee) 또는 주립대의 총장물색위원회 (Presi dential Search Committee)를 구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특별위원회 성격의 이 기구는 대부분 대학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이사.동창대표.지역사회유력인사.행정직원등을 포함해 30명정도로 구성하며,최근에는 대학에 따라 학생대표.학사평의회(Academic Senate)대표들도 동참한다.
총장선출위원들은 대학의 현황을 평가하고 미래를 설계하여 그에합당한 총장의 자질과 자격을 결정,고등교육전문 잡지나 대중매체를 통해 총장후보를 물색한다.
총장 후보들은 1차 서류심사를 통해 20~30명선으로 압축하고 2차심사에서 서신,추천인과의 직접대화,후보자의 현재근무지에서의 근무 성과나 동료간의 인간관계들을 고려하여 후보자를 5~15명으로 좁힌다.
그후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후보자 1~3인의 명단을 작성하여 대학의 이사회에 상정하면 이사회는 최종적인 결정을 하게된다.이런 과정은 10여개월 에서 길면 2년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선출하는 방식,교수들의 직접선출방식등 다양하다.최근 일본 총장선출제도의 경향은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 교수 이외에 직원을 참가시키는 경우가 점차증가하고 있으며,특히 중간단계에서 총장 후보자 에 대한 신임투표에 학생까지도 참가시키고 있다.
국립대 총장은 교육공무원특례법 규정대로 선거에 의해 선출한다.도쿄대의 경우 후보자 선출을 위해 대학협의회가 12인의 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추천위원회가 2회의 투표를 거쳐 5명의후보자를 선정한후 학생의 의사를 물어 3분의2 이상의 불신임을받은 후보를 제외하고 이를 협의회에 보고한다.
협의회에서 본선거를 실시,과반수 득표자를 총장예정자로 지사(知事)에게 보고하면 문부대신이 임명한다.직접 선거가 있어도 매우 조용히 이뤄지는 것이 도쿄대 총장 선거의 전통이다.
사립인 와세다 대학에서는 강사이상의 전임교원.전임직원등이 무기명투표에 의해 총장후보자를 선거,득표순위 5위까지를 정한다.
이들은 2일내로 약력.업적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이를 학생들에게 제시,동의를 받는다.3백50명 이상의 교수,전임직원 중 선출된 1백50명의 학외평의원및 상의원으로 구성되는결정선거인이 투표하여 총수의 과반수득표자가 당 선된다.
메이지대의 경우 총장은 교수.직원.동문및 학식과 경험이 있는인사가 고루 참여하는 「총장전형위원회」에서 총장 후보자를 선정한다. 전형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가 결정되면 평의원회에서 총장선임을 의결한다.대표기구의 성격을 갖는 평의원회와 총장전형위원회에서 총장선출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다는 점에서 직선제와 구분된다. 독일 대학은 대학의 자치로 총장을 선출하고 국가(주)가 인정한다.각 대학이 설립할 당시 4년임기의 총장제 (Rector)와 6년 임기의 총장제(President)제도를 택할 수 있다.
4년 임기 총장은 전임총장,7명의 교수대표,2명의 학술원대표,2명의 학생대표,1명의 현행정직 대표로 구성되는 대학 평위원회(Senat)에서 정교수중 높은 학술배경과 인격이나 행정경력이 있는 1~2명의 후보자를 결정.추천하고 그중 한사람을 대학운영위원회 (Konvent)에서 선출한다.
6년 임기 총장은 학계나 경제.행정.법조계등에서 중책을 맡은사람이 피선거권을 갖는 유형이다.해당 학교가 총장공고를 내 총장 후보 신청자중 대학교의 평위원회에서 주정부 교육부장관의 사전 승인하에 3명의 후보자를 결정하여 그중 1명 을 총장으로 선출한다는 점에서 4년제와 구별된다.이 경우도 재임은 가능하다. 미국이나 독일의 제도는 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각계에서 적임자를 물색하는 합리적인 절차를 밟아 캠퍼스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일본은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선거 방식을 일부 취하고 있으나 선거가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치러진다. 총장에 선출되면「연구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하는 일본 대학의 풍토는 갈등과 반목의 현장이 되고,총장직이 강의.연구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우리 현실과 대조적이다.
〈姜陽遠 교육전문기자.哲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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