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94스타10걸>KBS"열린음악회" 서태룡P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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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인터뷰 약속장소에 나타난 KBS-1TV『열린 음악회』서태룡(42)PD는 말쑥한 양복차림이었다.사진 찍는다는 말에 평소와 달리 차려입고 나온 촌스러움에 당혹해하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그게아니다. 『열린 음악회』스태프들은 녹화가 있는 날이면 모두 이렇게 「음악회」차림이다.「평소엔 잠바차림으로 일하던 사람이라도열린 음악회에 오는 날만은 품격을 갖춰 보시라」는 제작진의 소박한 바람인 셈이다.
대중화와 품격.얼핏 들으면 한번에 잡기 어려운 두마리 토끼같다.그러나『열린음악회』는 바로 이 대중화와 품격의 절묘한 배합을 기반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엔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처음 방영을 시작했을 때 대중가수와 유명한 성악가가 함께 선 무대는 시청자들에게 낯선 풍경이었다.
처음엔 객석 채우기도 어려웠다.첫 1,2회때는 주부학교에 사정하다시피 방청을 요청,객석을 절반정도 메웠다.그러다가 방청안내 자막을 낸뒤 주변 동료들로부터『사무실을 옮기라』는 항의성 주문을 받을 만큼 방청문의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한 것이다.유명성악가들은 처음엔 대중가수들과는 한 무대에 설 수 없다며 출연제의에 난색을 표했으나 결국 시청자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작곡과 출신…쇼프로는 처음 성악가 최현수(바리톤)씨의『난 아직 모르잖아요』등은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다.제작진이 고집스럽게 지켜나간「라이브」공연은 가수에겐 가창력 발휘의 무대를,시청자에겐 생생한 감동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동아대 작곡과를 졸업한 서PD는 81년 부산 KBS에 입사해 90년 서울 본사로 올라왔다.그동안『사랑방 중계』등 주로 생활.정보프로그램을 제작하다 쇼프로그램을 맡은 것은 이번이처음.『KBS가 시청률에 상관없이 프로그램을 지원해 준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는 그는 함께 제작을 맡고 있는 김경식PD와 큐레이터 이숙형씨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글 :李殷朱기자 사진:金鎭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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