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복권 돈세탁 惡用비상-범죄꾼 사들여 합법화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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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백82년만에 국가복권을 부활시켜 짭짤한 재미를 본 영국 정부가 당첨된 복권이 여타 선진국에서처럼 「돈세탁」수단으로 악용될까 골치를 앓고있다.미국.프랑스등 자금출처를 철저히 조사하는나라들의 경우 돈세탁이 워낙 까다로워 마약밀수꾼 등 범죄자들이당첨된 복권을 구입,범죄자금을 합법화시키는 일이 매우 흔하다는것.범죄자들이 거액의 프리미엄을 주고 당첨된 복권을 넘겨받은 뒤 상금을 타내면「검은 돈」이 감쪽같이 출처분명한 자금으로 둔갑하게 된다.
이밖에 당첨된 복권을 몰래 사서 자식에게 물려주면 상속세를 한푼도 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많아 영국 정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영국정부가 궁리끝에 내놓은 묘안은 거액 당첨자들의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이번 복권 운영회사인 카멜롯社에 보관한다는 것.만약 상금을 타가는 당첨자에 대해 의심이 들 경우 즉시 이들의 사진을 경찰측에 넘겨줄 계획이다.영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3천5백만장이 팔린 이번 복권 추첨에서는 83만9천 파운드(약10억원)를 거머쥐게 된 1등이 7명,4만6천파운드(약5천7백만원)를 타는 2등도 무려 39명이나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지난 19일 실시된 첫 추첨에서 공동으로 1등의 행운을 차지한 7명중 2명의 신원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아 영국정부는 애를 태우고 있는 상태다.
[브뤼셀=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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