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사공없는 카누聯 회장님 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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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회장님을 구합니다」-.
지난 5월 신태호(申泰浩.파란들회장)회장의 사퇴로 5개월째 사공없이 표류해온 카누연맹이 참다못해 공개적으로 회장 구인(求人)에 나섰다.
예전엔 기업인 회장의 출연금으로 연맹의 살림을 꾸려갈 수 있었으나 회장이 없는 요즘 직원들 봉급은 고사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조차 세우지 못한채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
쥐꼬리만한 대한체육회의 보조금만 바라보는 천덕꾸러기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국고보조금으로 나온 3억원은 훈련이나 대회운영비로만 사용할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돼 있어 연맹운영비로의 용도전환도 할수 없는 형편이다.
금메달 2개까지 바라봤던 지난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배 한척 구입할 경비가 없어 90베이징아시안게임때 띄웠던 낡은 배를 타는 고육지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매번 2~5개의 금메달을 따내던 카누는 결국 단 한개의 메달도 못따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국내에선 꿈나무육성의 시발점인 소년체전에서도 제외돼 선수수급마저 차단당하는 엉뚱한 수모를 겪고 있다.
결국 궁리끝에 나온 대책이 「힘있는 회장 급구」광고.
그러나 막상 회장급구 광고를 내고 백방으로「회장님 모시기 작전」을 전개하고 있지만 선뜻 회장직을 맡겠다고 나서는 인사가 없어「연맹와해」라는 성급한 진단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연맹직원들은『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우리로선 역부족』이라며『문화체육부나 대한체육회가 나서 회장영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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