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 치료도 신토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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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유통 기업인 월마트나 까르푸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자본을 철수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나 문화에 맞지 않는, 자기들의 판매 전략을 고수하다가 결국 실패한 사례이다.
그런데 이런 사례는 의학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아직까지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의학이 우리나라보다 약간 더 앞선 것이 사실이다. 진단 기기나 치료 기기 그리고 약의 개발도 대개는 선진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약이나 의료 기기를 개발할 때, 그리고 그에 의한 치료도 일차적으로 백인들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의학교과서의 내용도 마찬가지여서 선진국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질병 위주로 다뤄지고 개발도상국에서는 흔하지만 선진국에서 드문 질환은 아무래도 소홀하게 취급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같은 질환이라 하더라도 인종에 따라 다른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치료 효과나 치료에 의한 부작용이 다 다르게 나타난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안면홍조나 주사도 마찬가지여서 백인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안면홍조나 주사의 양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필자가 조사하여 학회에 보고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생각보다는 안면홍조나 주사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백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염증성 주사를 앓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얼굴만 붉어지는 혈관성 주사 환자가 대부분이다.

즉, 얼굴이 항상 붉어져 있으면서 자극에 의해 많이 빨개지고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겉으로 드러나 보이게 된다. 이런 혈관성 주사의 경우, 염증성 주사에는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의학 교과서의 내용은 백인들 위주여서 혈관성 주사 보다는 염증성 주사에 대한 치료가 주를 이룬다.
안면홍조나 주사의 치료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치료를 꾸준히 하면 좋아질 수 있다. 얼굴이 붉어질 수 있는 자극을 가능한 피하고,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여유가 된다면 IPL 같은 레이저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IPL 같은 레이저 치료의 경우 효과는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경험이 적은 의사가 치료할 경우 딱지나 착색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에 주의를 요한다.

특히 안면홍조나 주사에 대한 진료 경험이 부족한 경우, 의학교과서의 지식에 의존하여 치료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많은 혈관성 주사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떨어지는 염증성 주사에 준한 약을 처방 받고 백인들 피부를 기준으로 레이저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자연히 그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 특성을 잘 이해하고 안면홍조와 주사에 대한 진료 경험이 많으면서 IPL 같은 레이저 치료에 대한 경험이 많은 피부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의=3444-3939 / www.snuclinic.co.kr


김방순 원장
압구정 S&U피부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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