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BBK 방정식' 계약서 검증으로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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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날인한 이 후보의 도장이 위조된 것이라면 이번 사건은 김경준씨의 거짓말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 후보의 도장으로 확인된다면 BBK와 무관하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김영애씨는 이날 오전 7시 인천공항에 도착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면 거짓말 안 하고 정직하게 했으면 한다"며 "이면계약서 외에 다른 자료들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검찰에 자료들을 제출하고 검찰 청사 검사실에서 김경준씨를 만났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나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주가조작이라든가 BBK 소유 관련 여부를 검찰이 대선 후보 등록일(25.26일)까지 안 되면 기소할 때라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글계약서에 찍혀 있는 이 후보 명의의 도장이 인감도장이라는 에리카 김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이 후보의 인감증명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면계약서 작성 사흘 전인 2000년 2월 18일자 'LKe뱅크 설립정관'도 공개했다. 이 계약서엔 이면계약서의 '李明博' 도장과 전혀 다른 '李明博印' 이라는 인감도장이 찍혀 있다.

이 후보 측 고승덕 변호사는 "이 후보는 김씨가 이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2000년 2월 21일 당시엔 '이명박인' 4자로 된 인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 후보가 인감을 분실해 2000년 4월 24일 부인 김윤옥씨를 통해 분실신고를 한 뒤 새 인감을 등록했는데 김씨가 새 인감을 흉내 낸 인감을 위조 계약서에 날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한글 이면계약서 원본과 이 후보의 인감증명서를 대검찰청 문서감정실에 넘겨 정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인감 위조 여부와 내용의 진위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전문 감정인력이 집중적으로 매달리면 이르면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감정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효식.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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