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남는 일본의 온천도시, 벳푸

중앙일보

입력

산으로 둘러 쌓여 바다를 안고 있는 아늑한 도시 벳푸.

조용하지만 유명하고 요란하지 않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도시다. 일본의 4개 섬 중에 남쪽에 위치한 큐슈의 오이타현에 속한 벳푸는 온천 명승지로 이미 유명하다. 지역민은 11만 명 정도이나 관광객은 일년에 천 만 명을 넘는 정도라고. 한국 관광객도 꽤 되어 재작년에는 13만, 작년에는 18만이 다녀갔다고 한다.

작은 도시 벳푸는 원천수가 2,848개로 세계 제일인데, 그래서인지 집이고 건물이고 온천 증기가 올라오는 특이한 장면이 연출된다. 마치 온 도시가 증기로 따뜻하게 덥혀지고 있는 것 같다. 벳푸 시내로 들어오는 산 중턱에서 보면 도시 곳곳에서 증기가 올라오는 장면이 보이는데 보는 순간 ‘이곳이 온천의 도시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기후가 따뜻하다 보니 시내에는 열대 야자수가 심겨져 있어 은근한 이국의 정취를 자아낸다. 이러한 도시 풍경이 벳푸를 여유롭고 낭만적인 도시로 만들어 준다.

벳푸로 가기 위해서는 후쿠오카 국제공항, 나가사키 국제 공항, 오이타 국제공항 등을 이용해야 한다. 오이타공항이 벳푸와 가장 가깝고 아직 직항은 없다. 각 공항에는 벳푸로 직행하는 버스가 있어서 이동은 편리하다. 시내에도 한국인 관광객을 배려한 한국어 표지판이 잘 갖추어져 있어 관광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벳푸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지옥온천순례다. 지하 300m에서 뜨거운 증기와 흙탕물이 올라오는 모습이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지옥과 같다고 하여 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옥은 붉은 온천 물이 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치노이케(피의연못)지옥’을 비롯하여 총 9개가 있다. 각 지옥에는 증기가 뿜어져 나오거나 흙탕물이 뿜어져 나오는 등 다양한 ‘지옥의 광경’이 펼쳐진다. 이 밖에도 온천과 쓰나유(온천 모래 찜질), 수족관, 사파리, 몽키마운틴 등 보고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여유롭고 소박한 도시의 분위기를 즐기며 온천으로 피로만 풀고 와도 벳푸 여행은 ‘뿌듯’ 할 것이다. 그만큼 작지만 갖은 것이 많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도시다. 언제라도, 바다와 산 그리로 휴식이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벳푸로 떠나라. 그리고 벳푸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삶이 각박해질 때 즈음 마음에 그려진 그리움의 지도를 따라 벳푸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자료제공: 일본전문포탈 화인재팬(Finejapan.joins.com)

조인스닷컴(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