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4강 판도의 지각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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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94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LG의 독주와 지난해 최하위 태평양의 2위 부상으로 대변되는 올시즌 페넌트레이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했다.오는 10월3일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올시즌 페넌트레 이스를 결산해본다. [편집자 註] 한화가 마침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어차피「4强가리기」를 위한 페넌트레이스라면 23일 삼성이 4강에서 탈락하면서 끝이난 셈이다.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LG와 태평양이 일으킨「지각변동」이다.시즌이 시작되기전 해태.삼성.한화.OB의 4강을 점쳤던 모든 전문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순위표 맨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LG는 4월26일이후 한번도 1 위를 내주지않는 탄탄한 레이스 운영을 펼쳤다.
태평양은 지난해 최하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신데렐라 스토리」를 엮어냈다.89년 단일시즌이 시작된뒤 각 구단중 1년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이전까지는 89년 승률 0.425를 기록했던 MBC 청룡이 90년 LG 트윈스 로 옷을 갈아입고 0.592로 1위를 차지한게 최고.지난해 승률 0.310을 기록했던 태평양은 승률을 0.250이나 높였다.
두 팀은 구단주의 적극적인 관심과 과감한 투자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해 팀 성적은 구단 지원과 비례한다는 등식을 만들어냈다. 전문가들이 모두 4강안에 들것이라고 꼽았던 삼성.OB의몰락은 개인기량만 가지고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없음을 입증했다.삼성은 주전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고질적인투수력 빈곤을 치유하지 못해 단일시즌제 도입이후 처 음으로 4위안에 들지 못했다.OB는 시즌 중반 윤동균(尹東均)감독의 재신임이 발표되면서 팀안의 곪은 상처가 드러나 파국을 맞고 말았다. 해태와 한화가 4강에 가까스로 턱걸이 한것도 의외다.지난해 우승팀 해태는 당초 1,2위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특유의「소수정예주의」가 주전들의 노쇠화와 맞물려 하락세를 보였다. 강병철(姜秉徹)감독 영입과 팀 이미지개선으로 제2의 창단을하고 올시즌을 맞은 한화는 주전들의 잦은 부상으로 가까스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었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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