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세계표준 정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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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콘돔의 표준을 논의하는 회의가 제주에서 열린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물리적 피임기구’(콘돔) 전문가가 참가하는 국제표준화기구 총회가 8일부터 제주도에서 개최된다고 4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유엔인구활동기금(UNFPA)·국제인구협회(PSI)·한국질병관리본부 등 50여 개국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는 남녀 콘돔의 품질기준과 시험방법 등 7개 제·개정 규격 안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특히 최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여성 콘돔과 합성고분자 재료의 콘돔 표준 등이 집중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표준원은 “나라별로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콘돔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한국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콘돔 수요는 연간 80억 개(1조1000억원) 수준이며, 한국 업체들이 이 중 30% 이상(25억 개)을 생산·수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콘돔의 재질과 생산방법, 나라별 크기, 파열 강도 등의 규격을 정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의 표준형은 과거 소형에서 2003년 ‘일반형’으로 승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콘돔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형’의 크기는 가로 5.3㎝, 길이 17㎝다. 동남아 국가에는 가로 4.9㎝, 길이 17㎝인 소형이 많이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유럽 지역 수출용은 가로 5.7㎝, 길이 20.5㎝ 이상인 대형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소비자가 콘돔을 안심하고 사용하도록 국제 표준 품질기준을 강화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품질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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