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당찬 프로 기질 신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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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신은경 스타일로 해주세요.』 선머슴처럼 싹둑 잘라버린 그녀의 머리가 요즘 신세대의 단골 주문사항이 되고 있단다.
MBC-TV의 「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 이정화역을 맡게 된 그녀에게 머리를 자르라는 방송국의 명령이 떨어졌다.외과의사는 절대 머리를 못 기른다는게 그 이유.허리까지 소중히 길러 온 머리를 신은경은 군말없이 잘랐다.그리고 로빈 쿡의 의료계 소설『인턴시절』등을 밤새워 읽었다.대본에 나오는 전문용어도 의학사전을 뒤적였다.자신도 모르는 용어를 암기하는 앵무새가 되지 말자는 최소한의 자존심이었다.
「마지막 승부」에서는 한영대농구단을 쫓아다니는 마스코트 김수진역을 맡았다.그때는 조역인 그녀에게 누구의 지시도 없었다.신은경은 그러나 스스로 구입한 1백여벌의 옷을 바꿔 입고 나오는오기를 발휘했다.사람들은 서서히 주역보다 마스코 트 「수진이」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맥 라이언과 줄리아 로버츠를 연구한다.외국의 영화.비디오.CF를 닥치는대로 보고 내면의 끼를 발산하는 연기법을 찾아보려 한다.
최근 등장한「면도하는 여자」「흑인과 팔씨름하는 여자」의 신세대용 화장품광고는 주저없이 그녀를 선택했다.『한번 해보자.나는최선을 다한다』는 이미지에 더할 나위 없다는 판단에서란다.
「헝그리 탤런트」.어색하긴 하나 방송국 PD들은 이제 스물한살의 신은경을 그렇게 부른다.아역배우로부터의 7년 무명시절을 끈질긴 노력으로 벗어났기 때문이다.어여쁜 용모.고혹적 자태보다는『연기가 너무 좋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는 그녀의 당찬 프로기질이 그녀를 스타로 만든 것이다.
글 :崔 勳기자 사진:安聖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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