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출범식에 학생.경찰간 충돌우려-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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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7일부터 조선대에서 열리는「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韓總聯)제2기 출범식을 앞두고 학생-경찰간 대규모 도심충돌등「오월 광주」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중 제23회 소년체전이 광주에서 개최돼 1만5천여명에 이르는 꿈나무와 외지인들이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어서「광주=과격」으로 왜곡된 이미지가 더욱 확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높다.
한총련 출범식과 관련,광주전역에 긴장분위기가 감도는 이유는 출범식에 참가하는 학생규모와 평화적 집회.시위에 대한 견해차이등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90년 제4기 全大協 출범식(전남대)과 지난해 한총련 1기 출범식을 볼 때 최소 3만~5만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조선대의 한총련 출범식은 양적 규모에서 학생운동권 최대 행사로 한총련측은 평화적인 집회를 내걸고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잠재하고 있다.
한총련은 29일로 예정된「시민대회」를 비롯,이 기간중▲5.18진상규명및 책임자처벌▲UR국회비준반대▲미국의 한반도긴장조성책철폐를 위한 투쟁선포와 함께「출범식을 통한 오월투쟁의 전국확산화 계기」로 이끌어나갈 계획.
이때문에 학생들이 요구하는 도청앞 대규모 집회와 광주전역에서의 가두홍보전등 행사내용.개최허용여부를 둘러싸고 경찰과의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출범식 기간중 조선대 구내에 등장할「통일의 거리」 전시물을 놓고『남북한 민족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북한을 알자』는 학생들의 견해와『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실정법 위반』이라는 경찰의 입장이 달라 학내 압수수색이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실정법을 위반하지않는 학내행사▲경찰과 합의된 장소및 코스에서의 옥외집회▲쇠파이프.돌멩이등 시위용품없는 행사는『평화적 집회및 시위가 되도록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아무튼 5.18광주민중항쟁 14주기행사를 비교적 원만히 치러낸 광주시민들에게 한총련 출범식이 대규모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생-경찰간에 서로 양보.합의하는 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또 문민정부 출범이후「농수산물 수입개방」「북한 핵」문제등이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긴 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생과 공권력의 충돌이 끊이지않고 있는 광주의 상황이 시민들에겐 이제「지긋지긋한 현실」임을 시위현장에 나서는 당사자들이 인 식할 시점이다. [光州=具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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