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멕시코 축구 초록 유니폼 “잔디랑 헷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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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멕시코 축구대표팀의 별명은 ‘엘 트리(El Tri·三色)’다. 국기와 같은 초록색(상의)-흰색(하의)-빨간색(스타킹) 유니폼 색상을 딴 별명이지만, 역시 멕시코 대표팀의 상징은 초록색이다. 한국 축구팬들의 뇌리에도 멕시코 하면 초록색이다.

 이 초록색 위주의 유니폼 색깔이 흰색 또는 빨간색으로 바뀐다. 우고 산체스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그라운드 잔디와 비슷한 초록색 유니폼을 입으면 선수가 몇 명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멕시코 팀은 현재 홈에서는 삼색 유니폼을, 원정에서는 가슴에 붉은 곡선이 그려진 흰색 유니폼을 입는다.

 산체스 감독은 최근 멕시코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초록색 유니폼을 입으면, 잔디와 대비되는 색의 유니폼을 입을 때보다 밖에서 볼 때 선수가 몇 명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어차피 국기에서 세 가지 색을 따왔으니, (멕시코축구) 협회 측에 ‘주 유니폼은 상의부터 양말까지 모두 흰색으로, 보조 유니폼은 모두 빨간색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멕시코 축구팬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되레 산체스 감독에게 의심의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팬들은 산체스 감독이 1985~92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색인 흰색을 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체스 감독은 내년 초부터 흰색 유니폼으로 교체할 경우 ‘놀라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고집하고 있다.

 멕시코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에 원정 유니폼인 흰색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1-3으로 졌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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