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대기업/대졸채용 중단·축소 잇따라/불경기여파… 기술직까지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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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동차·무역등 전업종에 확산/내년
【동경=이석구특파원】 내년봄 졸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들은 우울하다.
불경기 여파로 유명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의 채용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인다는 방침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무리 불황이라해도 장래를 위해 기술직은 뽑던 대기업들이 기술직마저 채용을 줄이고 있어 불황에서 벗어나려는 일본기업들의 안간힘을 보이고 있다.
요코하마(횡병)·도요(동양)고무 등 타이어 제조회사들은 13일 내년봄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들은 타이어판매 증가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무·기술직 대졸 신입뿐만 아니라 여자 일반사무직 채용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중단은 타이어 업계뿐만 아니라 자동차·화학·무역회사·서비스 등 전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마쓰다(송전) 자동차는 올해 대졸 기술·사무직 신입사원을 66명 뽑았으나 내년에는 1명도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항공과 일본에어시스템 등 항공회사는 스튜어디스를 새로 뽑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도 미쓰비시(삼릉)상사·아사히카세이(욱화성)공업도 일반사무직의 신규채용을 중단키로 했다.
다른 회사들도 뽑기는 뽑되 채용인원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 일 최대 자동차회사로 초우량기업인 도요타(풍전)자동차는 13일 대졸신입사원(사무계 종합직)의 경우 올해(47명)의 약 5분의 1 수준인 10명 정도로 채용인원을 대폭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올봄에도 대졸신입사원을 지난해(6백68명)의 절반도 안되는 3백76명을 뽑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82년 이후 가장 적은 인원으로 다른 자동차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년의 경우 항상 대량 채용해오던 전기·전자업계는 6월께 채용계획이 확정되나 올해 수준을 웃돌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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